국내 증시가 사흘 만에 올랐다. 기관이 미국발(發) 훈풍을 받으며 '사자'를 외친 덕분이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시장에서 나흘 연속 순매도에 나섰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 매도 금액은 1조원을 넘어섰다.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급락, 1110원대 초반까지 내려왔다. 3월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27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36% 오른 2443.24로 장을 마쳤다.

이날 지수는 간밤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다우존스·S&P·나스닥)가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힘입어 상승 출발했다.

이후 외국인의 매도 물량이 늘어난 탓에 상승폭을 반납하며 주춤하기도 했지만, 기관의 집중 매수에 시장이 활기를 되찾았다.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2108억원과 1371억원 어치 보유주식을 줄였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 24일부터 나흘 간 1조원 이상 국내 보유비중을 단번에 줄였다.

기관이 지수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기관은 이날에만 3597억원 어치 순매수, 나흘간 1조2300억원 가량 보유주식을 대거 늘렸다.

기관 중에서 금융투자(증권사)가 2350억원 가까이 매수 우위를 기록, 지수의 상승을 주도했다. 금융투자는 지난 14일부터 이날까지 10거래일 연속 '사자'를 외치고 있다.

프로그램 매매를 통해서도 차익 순매수(520억원)와 비차익 순매수(4252억원)를 합해 4770억원 가량 매수세가 유입됐다.

시가총액 상위주는 혼조세를 보였다.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공개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0.08% 소폭 내린 249만원에 거래를 마쳤고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 여파로 부진한 실적을 낸 현대차는 1.01% 내린 14만6500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기아차는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강보합권을 유지했다.

SK하이닉스(2.40%)와 한국전력(0.11%) 포스코(0.60%) 삼성물산(1.44%) 삼성생명(2.02%) 등은 올랐고 신한지주(-0.38%) KB금융(-0.67%) 현대모비스(-0.40%) 등은 내렸다.

업종별로는 통신업종이 2%대 강세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보험(1.47%) 유통(0.78%) 등 경기방어적인 성격의 업종이 뛰었다. 의료정밀(1.42%) 철강금속(1.16%) 운수창고(1.13%) 화학(1.04%) 업종 등도 1% 이상 올랐다.

중소형주 위주의 코스닥지수는 하락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 대비 0.11% 내린 666.48로 장을 마쳤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41억원과 92억원 어치 순매수한 반면에 기관은 5억원 가량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시가총액 상위주 가운데 셀트리온(-1.85%) 메디톡스(-0.94%) 휴젤(-0.36%) 등은 주가가 하락했지만, CJ E&M(2.26%) 코미팜(0.24%) 로엔(0.79%) SK머티리얼즈(2.90%) 등은 상승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급락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00원(0.80%) 하락한 1112.80원을 기록했다. 3거래일 만에 하락한 것이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