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관련 부품 기업들의 반등이 본격화되고 있다. 2012년 이후 과잉투자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지난해까지 이뤄진 구조조정으로 공급은 줄어든 반면 삼성전자에 이어 애플도 아이폰8부터 OLED를 채용키로 하면서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에 이어 LG디스플레이도 중소형 OLED 투자를 본격화하면서 장비 업체들의 실적 전망치도 상향되고 있다.
OLED 호황에 장비·부품주들 잘 나가네
핵심부품, 없어서 못 판다

19일 코스닥시장에서 비에이치는 200원(0.85%) 오른 2만3750원에 마감했다. 무상증자를 시행한 지난달 21일 이후 한 달도 안 돼 40% 이상 올랐다.

비에이치는 삼성디스플레이에 OLED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을 공급하는 주요 업체 중 하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에 중소형 OLED를 공급하는 유일한 회사다.

아이폰8 발매를 앞두고 부품 수요가 늘면서 비에이치는 3분기부터 200억원 이상의 분기 영업이익을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내년에는 주문량이 생산량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생산 설비 투자에도 나섰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예상되지만 주가수익비율(PER)은 주요 부품사 평균의 절반 수준”이라며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비에이치와 함께 삼성디스플레이에 FPCB를 공급하는 인터플렉스도 상승세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4만1400원에 마감했다. 6월 이후 21.94% 올랐다. 애플 관련 매출이 늘면서 올해 4년 만에 흑자전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서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터플렉스는 올해 매출 9381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며 “FPCB 수요가 급증하면서 내년에도 이익 최대치를 경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 확대에 장비업체 수혜

OLED 호황에 장비·부품주들 잘 나가네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는 열처리 장비를 만드는 테라세미콘은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3만6850원에 마감했다. 6월 이후 21.82% 올랐다. 테라세미콘 역시 OLED 호황의 직접적인 수혜주로 꼽힌다.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사용하는 열처리 장비의 80% 이상을 공급하고 있어서다. 이 중 플렉시블 OLED를 만드는데 꼭 필요한 장비인 폴리이미드(PI) 커링 장비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플렉시블 OLED에 펴바른 PI가 액체상태일 때 열처리를 통해 굳게 만들어주는 장비다.

윤영식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20년까지 플렉시블 OLED 공급 부족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폴리이미드 커링 장비를 독점 공급하고 있는 것이 강점”이라며 목표주가를 4만1000원에서 4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대신증권은 테라세미콘의 하반기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를 한 달 전보다 50% 이상 높여 잡았다.

OLED 건식 식각 장비 업체인 아이씨디는 코스닥시장에서 400원(2.68%) 오른 1만5300원에 마쳤다.

김철중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이 회사에 대해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납품처가 다양하다“며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투자가 본격화되고 있어 내년 상반기까지 안정적인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