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종목에 무슨 일이

2년 연속 500억 적자에도 나흘째 상한가

대주주들이 주식 97.5% 보유…유통 물량 적어 시세조종 '타깃'
10일 4700만주 보호예수 풀려

'코데즈컴바인 사태' 재연 우려…거래소, 집중 모니터링 나서
거래정지 풀린뒤 8배↑…코스닥 뒤흔드는 나노스

한때 퇴출 위기에 몰렸던 휴대폰 카메라모듈 생산업체 나노스가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13위 기업이 됐다. 이 회사 주가는 거래 재개 나흘 만에 1695원에서 1만4450원으로 8.5배나 뛰었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500억원대 영업적자를 낸 기업의 주가가 폭등한 배경은 ‘수급’에 있다. 나노스 대주주 지분율은 97%가 넘어 유통주식 수가 극히 적다. 지난해 3월 상한가 행진을 벌이면서 시총 2위로 등극했던 ‘품절주’ 코데즈컴바인과 닮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는 ‘제2의 코데즈컴바인’ 사태를 우려하며 불공정거래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유통 주식 2.48% 불과

나노스는 18일 개장과 함께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며 상한가인 1만4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3일 거래가 재개된 이후 연속 상한가 행진이다. 거래 재개 당시 기준가는 1695원이었다. 첫날 시초가가 최상단인 기준가의 300%(5090원)에 결정됐다. 나흘 만에 주가는 752.5% 폭등했다. 시가총액은 1조3932억원으로 불어나 코스닥 대표 기업인 제일홀딩스 서울반도체 CJ오쇼핑 등도 제쳤다.

나노스는 코스닥 투자주의 환기 종목이다. 지난해 4월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그해 5월 거래가 정지됐다. 회생 과정에서 코스닥 크레인·특장차 기업인 광림과 그 계열인 패션의류 기업 쌍방울을 새 주인으로 맞았다. 유상증자 등으로 자금을 조달해 채무를 갚아 회생절차에서 벗어났지만 올해 1분기에도 적자를 냈다.

주가 폭등의 원인은 회생절차 과정에서 ‘품절주’가 됐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광림(53.62%)과 쌍방울(17.95%), 베스트마스터1호투자조합(25.93%)은 나노스의 470억원 규모 유상증자(주당 500원)에 참여해 지분 97.5%를 쥐고 있다. 우리사주 지분(0.02%)을 빼면 소액주주 지분은 2.48%에 불과하다.

나노스는 지난해 3월 거래소가 품절주 투기 현상을 막기 위해 마련한 ‘코데즈 룰’도 비껴갔다. 이 룰은 최소 유통주식 비율이 총발행주식 수의 2%(유가증권시장은 1%) 미만이면 거래를 정지하는 게 핵심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데즈컴바인처럼 유통주식 수가 적은 점을 악용한 일부 투기세력에 의해 이상 급등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코스닥지수 0.5%p 끌어올려”

나노스의 이상 급등은 코스닥시장 전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나노스의 시총이 나흘간 1조2000억원 이상 급증하면서 코스닥지수를 0.5%포인트가량 밀어올렸다. 코스닥지수는 최근 나흘 동안 1.98% 올라 코스피지수 상승률(1.43%)을 앞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전체 시총이 210조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나노스의 이상 급등으로 코스닥지수가 0.5%포인트 높아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나노스의 이상 급등이 지속될 가능성을 염려하고 있다. ‘코데즈컴바인 사태’가 재연될 우려가 있어서다. 코데즈컴바인은 지난해 3월 초부터 중순(18일)까지 다섯 차례 상한가를 치는 등 7거래일간 703.9% 폭등하면서 시장을 교란했다.

거래소는 대책 마련과 함께 불공정거래 여부에 대한 집중 모니터링에 나섰다. 코스닥시장본부는 나노스 대주주의 보호예수(지분매각 금지) 기간이 끝난 만큼 투자자 피해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광림 컨소시엄의 보유주식 중 절반가량(4700만 주)이 지난 10일로 보호예수 기간이 끝났다. 거래소 관계자는 “광림 컨소시엄은 주당 500원에 인수해 30배 이익을 보고 있는데 언제 시장에 물량이 나올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광림이 보유한 나노스 지분가치는 7470억원으로 광림 시총(3041억원)의 두 배를 넘는다.

■ 코데즈 룰

유통주식 수가 10만 주 미만이거나, 총 발행주식 수의 2%(유가증권시장은 1%) 미만인 종목의 거래를 정지시키는 제도. 2016년 3월 유통주식 수가 너무 적어 주가가 급등락하는 바람에 개인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봤던 코데즈컴바인 사태를 계기로 도입됐다.

김동현/조진형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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