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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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비둘기파적' 의회 증언 이후 코스피(KOSPI) 지수는 2400고지를 훌쩍 뛰어넘었고, 국채금리도 반락했다.

하지만 금융시장은 여전히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오는 20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서 드라기 총재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언급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국고채 3년짜리 금리는 전주말 대비 3.2bp 내렸다.

이슬비 삼성증권 채권전략팀 연구원은 "6월 말부터 부각된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경계로 상승세를 보이던 금리가 지난주 옐런 의장의 의회 보고와 7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불확실성이 제거돼 하락 전환했다"며 "전반적으로 7월 ECB가 6월보다 '매파적'인 것은 사실이나,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ECB는 양호한 경기개선 흐름을 바탕으로 오는 9월 중 테이퍼링 방안을 발표하고 내년 1월께 자산매입 규모를 줄여나갈 것으로 보인다"며 "6월 말 연례 ECB 포럼에서 드라기 총재의 발언은 향후 테이퍼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시장의 정책변화 기대를 조정하기 위한 시그널(신호)에 불과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ECB의 첫 금리인상은 양적완화(QE) 종료 이후에야 고려될 수 있고, 물가 등 지표의 추가 개선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게 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채권전략 담당 연구원도 "최근 경제지표 부진과 함께 옐런 의장의 발언이 채권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이달 들어 단기 급등한 시장금리가 주춤해진 상황"이라며 "이번 ECB에서 추가 양적완화와 관련된 문구가 삭제될 가능성이 높지만, 이는 이미 시장이 예상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CB의 실제 테이퍼링은 내년 상반기 중, 금리인상 등은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마주옥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은 "ECB의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언급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성장이 지속된다고 가정하면 테이퍼링은 2018년 상반기 중 실시될 것이고 금리인상도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Fed의 긴축정책이 지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데다 중앙은행의 긴축에 대한 논란도 글로벌 금융시장이 일정 부분 이상 소화하고 있다"라고 판단했다.

드라기 총재의 테이퍼링 시사 발언으로 인해 7월 ECB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지만, 이것이 금리상승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김상훈 KB증권 채권분석 연구원은 "중앙은행들의 요즘 '인플레이션보다 긴축적인' 스탠스는 지난주 캐나다의 7년 만에 금리인상처럼 자산가격에 대응하기 위한 측면이 크다"라고 강조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