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서 스팩주들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상장된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은 우량 기업과 합병 전까진 변동성이 크지 않다. 하지만 단타족이 몰리면서 주가가 별다른 이유 없이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불공정 거래 소지가 없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신한제3호스팩은 12일 18.0% 급락한 2210원에 마감했다. 전일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은 지 하루 만에 급락 반전했다. 지난달 30일에는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거래소가 주가 급등 사유를 묻는 조회공시를 요구하자 회사 측은 “별도로 공시할 사항이 없다”고 답했다.

한화ACPC스팩도 이날 개장과 함께 22.64%까지 급등했다가 보합권으로 미끄러졌다. 지난 4일과 6일에도 주가가 20% 안팎으로 치솟았다가 보합권으로 떨어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하이제3호스팩 한화에이스스팩3호도 마찬가지다. 하이제3호스팩은 이날 21%대 급등했다가 결국 1.49% 오르는 데 그쳤다. 한화에이스스팩3호도 장중 17%대 올랐다가 1.91% 상승 마감했다.

이처럼 뚜렷한 이유 없이 급등락을 반복하는 스팩주들이 늘자 한국거래소는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스팩의 상장 주식 수가 적은 점을 이용해 일부 세력이 주식을 띄운 후 단타로 매매한다”며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팩주는 상장 후 3년 동안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하면 상장 폐지된다. 합병에 실패해도 원금이 보장돼 안정적 투자처로 인기를 얻었다. 스팩주 상장이 잇따르면서 합병 성공은 갈수록 늘고 있다. 올 상반기 신규 상장한 코스닥 기업 42개 중 스팩 합병으로 상장한 기업은 10개다. 2015년과 2016년 스팩 합병 기업이 각각 13개, 11개인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합병에 성공했다고 해서 신규 상장 주식 주가가 오른다는 보장은 없다”며 “합병 전에 주가가 이상 급등하면 곧바로 떨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