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국내보다 해외 투자에 집중…신흥시장 IB 최강자 되겠다"
“인수합병(M&A) 관련 인수금융과 브리지론 등 기업이 자본시장에서 효율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사업에 성공할 수 있는 종합 솔루션(해법)을 선제적으로 제공할 계획입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투자은행(IB) 사업부 대표(사진)는 1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초대형 IB는 단순히 증권사가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이 아니라 증권사와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윈-윈 모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내 정상의 IB 경쟁력과 초대형 IB를 통한 자본력이 상승효과(시너지)를 발휘해 자본시장의 새 지평을 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7일 미래에셋대우 KB 삼성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초대형 IB 인가 신청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

◆원스톱 IB 서비스 제공

NH투자증권 "국내보다 해외 투자에 집중…신흥시장 IB 최강자 되겠다"
NH투자증권은 어음 발행을 통해 내년까지 최대 3조원가량을 조달할 계획이다. 자기자본은 4조6000억원이지만 금융지주 계열사에 적용되는 위험가중자산(RWA) 한도를 감안한 수치다.

정 대표는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외에 RWA까지 적용돼 기업대출 한도 등에 제약이 따르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증권 은행 보험 등을 아우르는 금융지주의 종합 경쟁력이 이를 상쇄하고도 남는다”고 말했다.

최근 공사를 재개한 서울 여의도 파크원 개발 프로젝트를 예로 들었다. 그는 “지주 계열 은행과 보험사가 대주단에 참여해 기관투자가 참여 없이 2조1000억원을 조달했다”며 “지주의 네트워크와 자본력에 초대형 IB까지 가세하면 못해낼 IB 업무가 없다”고 자신했다.

지난 1분기 기준 증권 은행 보험 등 NH농협금융지주 산하 점포는 1427개에 달한다. 3조원을 조달하면 수익률 연 1.5~2.0%를 적용, 연간 450억~600억원 정도의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자산군별 투자 배분은 고객 요구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용한다는 복안이다. 정 대표는 “어디에 얼마나 투자할지는 고객이 무엇을 얼마나 원하는지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라며 “NH는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 조달, M&A 및 자문 업무, 구조화금융 및 부동산 투자 등 여러 부문에 걸쳐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고객이 원하는 ‘원스톱 IB’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했다.

이어 “유동성 관리에 대응할 수 있는 국공채와 수시입출금 상품 등에도 일정 부분을 할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초대형 IB는 어음을 발행해 조달한 자금의 35% 이상을 현금화하기 쉬운 유동성 자산으로 굴려야 한다.

◆동아시아 최강 IB 도전장

국내보다 해외 투자에 집중할 방침이다. 초대형 IB답게 세계 무대에서 글로벌 IB와 경쟁하기 위해서다. 그는 “해외 우량 자산을 국내에 독점적으로 소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몇 년간 해외 대체투자와 인프라 투자 인력을 보강하고 해외 자산을 인수하는 데 공을 들인 이유다.

정 대표는 “2014년부터 고정 이자가 나오는 채권과 외환, 파생상품 분야 역량을 강화하는 등 해외 시장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며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신흥 시장에서 IB 최강자로 우뚝 서는 데 전사적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험자본 공급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중소 벤처 전문 사모펀드나 신기술사업금융업을 활용한 투자조합 결성 확대를 통해서다. 그는 “눈에 보이는 담보 가치가 아니라 잠재된 미래 사업성을 꿰뚫어 보고 기업이 성공하는 데 필요한 서비스를 종합적, 선제적으로 제시하는 초대형 IB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