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로 단단해진 시멘트주
시멘트 대장주인 쌍용양회(시가총액 1조4713억원)와 2등주 한일시멘트(시가총액 8451억원)가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올초부터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맞붙으면서 주가에도 탄력이 붙고 있다.

시장 재편에 불을 붙인 것은 한일시멘트다. 지난 2월 LK투자파트너스와 손잡고 현대시멘트 인수전에 참가해 쌍용양회를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달 중 인수를 마무리하면 한일시멘트의 포틀랜드시멘트(일반 석회석시멘트) 국내 출하량은 1117만t(2015년 기준)으로 1위인 쌍용양회(991만t)를 넘어서게 된다.

금융정보업체 애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일시멘트의 올해 2분기 매출은 402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어 3분기부터 현대시멘트의 연결 실적이 반영되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태평양시멘트는 과거 M&A를 통해 점유율을 40%로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두 차례 제품가격 인상을 통해 주가순자산비율(PBR)을 0.6배에서 2배로 높였다”고 말했다. 시장 재편 기대감 속에 올해 초 7만4600원이던 한일시멘트 주가는 4일 현재 11만1000원으로 48.7% 상승했다.

현대시멘트 입찰에서 탈락한 쌍용양회는 한일시멘트의 도전에 맞서 지난달 23일 자사 최대주주인 한앤컴퍼니가 갖고 있던 대한시멘트 지분 100%를 사들였다. 시멘트 전체 내수시장 점유율(포틀랜드시멘트+슬래그시멘트) 1위 자리는 지켰지만 이날 주가는 연초(1월2일)보다 50원 오른 1만4750원에 머물고 있다.

시장에선 쌍용양회가 M&A를 통해 시멘트 사업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쌍용양회는 지난해 연말 배당에 이어 업계에서 유일하게 올 상반기 중간배당에 나서며 배당 기대감도 높였다. 이선일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업황 호조에다 M&A를 통한 원가절감까지 더해지면서 쌍용양회의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두 회사 주가는 아직 매력적인 수준이란 평가다. 한일시멘트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배율(PER)은 10.44배, 쌍용양회는 8.98배로 업계 평균(12.33배)을 밑돌고 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