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
글로벌 금융시장의 예상과는 달리 달러화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달러화 가치는 연초이후 6.4%, 6월에만 1.3%나 하락했다. 반면 유로화는 6월중 1.6% 절상되면서 연초이후 8.6%나 절상되었다.

미 중앙은행(Fed)의 추가 금리인상과 자산보유 축소 시사 등 통화정책 정상화에도 불구하고 달러화 가치가 급락하고 있는 요인으로는 우선 기대에 못 미치는 미국 경기회복세를 들 수 있다.

Fed가 미국 경기사이클에 대한 낙관적인 견해를 밝히고 있지만 최근 발표되는 미국 경제지표는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대표적으로 미국 경제지표가 시장 기대치를 얼마나 충족했는지를 보여주는 경제지표 서프라이즈 지수가 급락하고 있다. 물론 미국 경기사이클이 재차 둔화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 경기회복 속도가 약화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러한 미국 경기흐름은 당연히 하반기 Fed의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추가 금리인상과 보유자산 축소 정책이 Fed의 의도처럼 추진되지 못할 수 있다. 즉, 통화정책 정상화가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될 수 있음은 달러화 가치의 약세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두번째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조기 테이퍼링 가능성을 지적할 수 있다. 미국 경기와 달리 유로존 경기가 기대이상의 강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ECB가 시장의 기대보다 조기에 양적완화 축소, 즉 테이퍼링에 나서지 않을까 하는 우려감이 유로화 강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실제로 드라기 ECB 총재가 유럽의 통화 완화 정책이 변화할 수 있다고 시사하면서 ECB 테이퍼링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확산되었다. 특히 주목할 것은 외환시장 입장에서 미 Fed의 통화정책보다는 ECB의 통화정책 변화에 대해 더욱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만약 ECB의 테이퍼링 움직임이 조기에 가시화된다면 유로화 가치의 추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공산이 높다.

마지막으로는 트럼프노믹스 불확실성이다. 지난해 미 대선이후 트럼프노믹스 기대감으로 달러화 가치가 초강세를 보였지만 연초들면서 트럼프노믹스 정책 지연에 대한 실망감이 달러화 가치에 반영되고 있다. 문제는 트럼프노믹스 정책이 조기에 실시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다. 감세안 및 인프라투자 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발표되지 못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도 스캔들 이슈로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어 트럼프노믹스에 대한 실망감이 당분간 달러화 가치에 추가적으로 반영될 공산이 높다.

결국 달러화 가치의 반등 압력보다는 추가 하락 리스크가 현 시점에서는 커 보인다. 따라서 달러화 가치는 4분기 초반까지는 약세 기조를 지속할 공산이 높다는 생각이다.

원화 가치는 달러화 약세 및 글로벌 자금의 위험자산 선호 영향으로 강세 기조를 4분기 초반까지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달러화와 원화 가치간 동조화 현상이 약화되었지만 이는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외국인 자금이탈 등 일시적 수급 요인에 기안한 것으로 판단되며 국내 경제 펀더멘탈 개선을 감안할 때 달러화 원화간 동조화 현상은 복원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편, 달러화 약세 현상은 글로벌 금융시장 및 원자재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화 약세는 유가 등 원자재 가격 반등 압력으로 작용할 공산이 높다. 특히 달러화 약세, 즉 비달러 통화 강세 현상은 글로벌 자금의 위험자산 선호 흐름을 유지시키는 변수이다.
요약하면 달러화 가치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음은 글로벌 자금의 위험자산 선호 현상을 유지시키는 우호적 변수 역할을 할 것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 shpark@hi-i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