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미 스즈키 AB자산운용 매니저 "주가 변동성 낮은 주식이 장기 수익에 유리"
“주식투자에서 장기 수익률을 높이려면 주가 변동성이 낮은 주식을 골라야 합니다.”

미국계 자산운용사인 얼라이언스번스틴(AB)의 새미 스즈키 포트폴리오 매니저(사진)는 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00원이었던 주가가 50% 올라 150원이 된 뒤 다시 50% 떨어진다면 오히려 손해”라며 “크게 오르고 떨어지는 주식보다 조금씩 꾸준히 오를 주식을 사는 게 수익률에 도움이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스즈키 매니저는 지난해 4월 나온 ‘AB 글로벌 로우볼 펀드’의 해외 모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그는 1994년 AB 리서치 애널리스트로 시작해 24년간 주식운용업계에 몸담은 ‘베테랑’이다. 글로벌 로우볼 펀드는 변동성이 낮고 주가가 떨어질 위험이 작다고 판단되는 주식에 주로 투자한다. ‘상승장에서는 시장보다 덜 오르더라도 하락장에서 덜 빠질 주식을 찾자’는 게 이 펀드의 전략이다. ‘90-70 솔루션’이다. 스즈키 매니저는 “월 단위를 기준으로 시장이 상승했다면 상승폭의 90%를 따라가고, 하락했다면 하락폭의 70%만 반영하는 게 포트폴리오의 목표”라고 소개했다. AB 글로벌 로우볼펀드는 이런 전략으로 최근 3개월간 4.28%, 1년간 9.06%의 수익을 냈다.

그가 주식을 고르는 기준은 세 가지다. 회사의 가치, 안정성, 가격이다. 회사의 가치는 현금창출력으로 판단한다. 스즈키 매니저는 “매출이나 영업이익 등 흔히 보는 지표도 중요하지만 기업이 매년 어느 정도의 현금을 손에 쥐는지가 경쟁력을 판단하는 핵심”이라고 했다. 안정성은 현금창출력이 미래에도 계속 이어질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기업이 속한 산업군의 진입장벽이 낮지는 않은지, 경쟁환경이 바뀔 가능성은 없는지 등을 분석해 투자를 결정한다.

가격은 스즈키 매니저가 주식을 선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그는 “가격을 따질 때는 잉여현금흐름과 매입 주가 수준을 비교해 판단한다”며 “글로벌 증시에서 통신 소비재 등의 업종은 현금창출력과 안정성은 좋지만 주가가 많이 올라 비싸다고 판단해 많이 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스즈키 매니저는 미국보다는 유럽, 유럽보다는 신흥국이 유망한 투자처라고 조언했다. 그는 “미국 증시는 지난해부터 가파르게 올라 가격 부담이 크다”며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을 감안했을 때 신흥국의 투자 매력이 크다”고 주장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