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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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의 분할사들이 재상장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큰 손' 국민연금이 현대일렉트릭에 이어 현대로보틱스 현대건설기계의 지분을 잇따라 매입해 10% 이상 주주에 올랐다. 기업분할이 자산 재평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지난달 30일 현대건설기계의 10% 이상 주주에 등극했다고 공시했다.

현대중공업의 분할 재상장으로 35만7374주를 보유하게 된 국민연금은 지난달 26일 1만2568주를 장내에서 추가 매수했다. 이를 포함해 지난달 말 총 37만3686주를 장내에서 취득, 현재 보유 지분은 10.43%다.

같은 날 국민연금은 현대로보틱스의 지분도 10% 이상 보유 중이라고 공시했다. 국민연금은 현대중공업 분할로 현대로보틱스 114만5860주를 보유하게 됐다. 이후 6월26일부터 28일까지 주식을 추가로 장내에서 사들여 보유 주식을 122만743주(10.14%)로 늘렸다.

이에 앞선 지난달 13~15일에는 현대일렉트릭의 주식을 추가로 매집해 10% 이상 주주 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주식 수는 분할 직후 36만8356주에서 38만6663주(10.42%)로 증가했다.

현대중공업 분할 이전인 지난 3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회사 보유 지분은 9.30%다. 분할 이후 지난달 각 회사의 주식을 사들이면서 10% 이상 주주에 등극했다.

증권업계는 현대중공업의 기업 분할이 사업은 물론 자산, 주식의 재평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호평했다. 국민연금의 지분 매입도 이 같은 관점에서 이뤄졌다는 얘기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의 분할 이후 각 기업들의 내재돼 있던 가치가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기업 가치 재평가가 일어나고 있다"며 "현대일렉트릭과 현대건설기계의 경우 국내외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와 신흥 건설기게시장 회복세로 기업 가치가 부각되는 중이다"고 말했다.

현대로보틱스도 지주사 전환 결정으로 하락세를 겪었지만 기업 가치에 호평이 쏟아지며 다시금 반등세 연출 중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달 21일 현대미포조선이 보유 중인 현대로보틱스 지분 96만540주(7.98%) 전량을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한다고 알렸다. 3750억원어치의 물량이다. 이는 회사 분할 과정에서 발생한 신규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기 위함이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 순환출자 해소는 지주전환을 위한 필수 과정이나
시장의 우려가 과도했다"며 "본질가치의 변화가 없다는 점에서 시장의 과도한 우려는 투자기
회가 될 것이다"고 조언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