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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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주가 최근 외국인과 기관의 러브콜을 받아 급반등하고 있다. 철강제품 가격의 중요 변수인 철광석 가격 상승과 함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돋보인 덕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투자에 앞서 업황 불안 요인이 남아있다는 점에 유의할 것을 주문했다.

30일 오후 2시25분 현재 유가증권시장 철강금속 업종지수는 전날 대비 53.81포인트(1.08%) 오른 5032.44를 기록 중이다. 7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지난 3월 이후 처음으로 장중 5000선을 회복했다.

최근 6거래일 연속 5.99% 뛴 철강금속 업종 수익률은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1.06%)을 크게 웃돌았다. 해당기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963억원, 1412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하며 관련 종목 주가를 끌어올렸다. 주요 철강주인 포스코현대제철 주가도 각각 6.17%, 8.08% 뛰었다.

철강제품 주요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반등했다는 소식이 투자심리 개선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중국 다롄에서 열린 하계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리커창 중국 총리가 철강업 구조조정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면서 철강석 가격이 반등했다.

노현주 흥국증권 연구원은 "중국 구조조정 효과 기대로 철강재 가격이 저점을 통과했다"며 "리 총리가 철강, 석탄 등 공급과잉 산업의 구조조정을 지속하면서 연초 제시한 경제 성장률을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고 밝힌 여파로 철광석 가격이 t당 60달러대로 진입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달 비규격제품 설비 폐쇄로 고로 업체의 생산이 늘었고, 계절적 수요가 늘어 중국의 철강 가격이 상승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철광석 가격 반등 흐름이 이어지면서 철강주 반등이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다만 중국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하반기 수요가 둔화될 수 있고, 중국 철광석 항만 재고가 여전히 사상 최고치 수준이란 점에 비춰 추가 반등폭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철강 원재료 가격의 반등은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철광석의 경우 중국 항만 재고가 1억4200만t으로 여전히 사상 최고치 수준이고, 브라질 발레(Vale)의 S11D프로젝트 등 신규 및 상업생산(Ramp-Up) 광산들의 대규모 증산이 예정돼 있어 조만간 하락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여름철 비수기로 접어드는 시점에서 원재료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며 "중국 철강가격 또한 추가 상승보다는 한동안 박스권에서 머무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윤정선 KB증권 연구원은 "우려가 남아 있는 만큼 (철강주 상승이) 확실한 업황 개선의 신호 때문이라기보다는 주가순자산비율(PBR) 약 0.7배 수준의 가격 메리트가 부각됐기 때문이라고 본다"고 진단했다.

밸류에이션 매력을 고려하면 하반기 철강 스프레드(원재료 가격과 철강 가격 차이) 추이를 지켜보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노 연구원은 "아직 뚜렷한 펀더멘털 변화가 동반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철강주는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없다는 점이 장점인 만큼 하반기는 철강재 가격 추이가 아니라 스프레드 추이를 살펴보며 접근할 것을 권한다"고 당부했다.

다만 향후 중국 수출 데이터가 꾸준히 감소해 국내 철강 가격 및 철강주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이 철강업황의 변곡점이었고, 주가가 이에 뒤늦게 반응하고 있어 투자 매력이 높다"며 "한국 철강 가격이 중국 가격에 1개월 이상 후행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흐름은 올 3분기 국내 철강 가격에 반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분석플러스]반등하는 철강주, 하반기 투자전략은?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