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증시에서 이틀째 10여 개 소형주가 집단 폭락해 수십억달러 규모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27일(현지시간) 홍콩 증시의 창업판(GEM)에 소속된 중국즈청 94%, 한화전업 93%, 후이룽홀딩스가 81% 하락했다. 50% 이상 급락한 주식만 13개에 달했다. 이런 집단 폭락은 28일에도 이어져 후이룽홀딩스는 47%, 한화전업은 38% 추가 하락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창업판에 상장된 기업들이 2015년 이후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며 “27일 폭락으로 61억달러(약 6조9800억원)의 가치가 증발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주식은 대부분 데이비드 웹 증시 분석가가 최근 복잡한 지배구조 등을 이유로 ‘투자하지 말아야 할 주식 50’으로 분류한 것이다. 웹은 합병 등으로 이들 회사의 대주주들이 상당수 겹쳐 있고, 회사들도 복잡하게 얽혀 있다고 지적했다. 홍콩거래소에서 근무했던 웹은 “홍콩거래소의 감독 구조와 규정 사이에 빈틈이 있고, 이런 허점이 몇 년 동안 쌓여 폭락 사건이 일어나게 했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룽청금융 등 서너 개 기업이 이들 주식을 매도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기업 대주주가 소유 지분을 담보로 돈을 빌렸다가 상환하지 못해 대량 매도 사태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