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200 지수를 구성하는 종목 가운데 시가총액 하위권 기업들이 ‘좌불안석’이다. 신규 편입 예상 기업이 늘어나면서 ‘코스피200 기업’이라는 명함을 더 이상 쓸 수 없게 된 데다 패시브펀드의 주식 매도까지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알루미늄 제품 제조업체로 코스피200 종목 가운데 시총(3354억원)이 가장 적은 알루코는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45원(0.99%) 떨어진 45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14일 코스닥시장에 있던 카카오가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 상장을 결정한 이후 연일 약세다. 이 기간 4.05% 하락했다.

상당수 코스피200 하위권 종목이 알루코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대형사가 코스피200에 새로 들어오면서 퇴출 가능성이 커져서다.

코스피200 편입 여부는 주가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다. 구성 종목에서 탈락하면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해 시총 비중대로 주식을 사들이는 18조원 규모의 인덱스펀드가 보유 주식을 모두 팔아치우기 때문이다. 코스피200의 하위권 종목은 시총이 1조원도 안 되는 탓에 수십억원 상당의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면 주가에 큰 악재가 된다. 최창규 NH증권 파생상품부장은 “패시브펀드의 매도는 일회성 이벤트로 넘길 수 있더라도 코스피200 지수 편입 종목이라는 타이틀을 빼앗기면 기업가치가 타격을 입는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코스피200 하위 종목들의 퇴출 압력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당수 대기업이 지배구조 개선을 이유로 지주사로 변신을 꾀하면서 기업분할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들 기업의 덩치가 큰 만큼 회사를 쪼개면 두 개 이상의 기업이 코스피200 지수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신규 편입되는 회사가 늘어날수록 시총 하위 종목들은 탈락 가능성이 커진다는 의미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