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결권은 없지만 보통주보다 배당을 많이 받는 우선주 몸값이 뛰고 있다. 주주가치를 높이라는 사회적 압력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자사 우선주를 매입해 소각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다.

13일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최근 석 달간 우선주 주가는 평균 18.9% 오르며 보통주 수익률(13.1%)을 크게 앞섰다. 시가총액 5000억원 이상, 하루 평균 거래대금 1억원 이상인 29개 우선주를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의 주요 원인을 기업들의 우선주 소각 가능성에서 찾는다. 강송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튜어드십 코드(의결권 행사지침) 도입 등으로 주주친화 대책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며 “우선주를 매입해 소각하려는 기업이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우선주는 기업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 없는 데다 거래량이 적어 주가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보통주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된다. 우선주를 소각하면 같은 값으로 더 많은 주식을 시장에서 없앨 수 있다.

배당수익률 자체도 매력적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우선주 가운데 시가총액 500억원 이상인 우선주 38개의 65% 정도인 24개가 보통주보다 배당수익률이 2% 이상 높았다.

전문가들은 우선주에 투자할 때는 보통주와의 주가 괴리율을 먼저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대림산업우(주가 괴리율 66.2%) 금호석유우(59.9%) 롯데칠성우(52.5%) 삼성전기우(50.8%) 등이 대표적이다. 시가총액 대비 순현금 비율이 높은 삼성전자(20%) 아모레G(14%) 대교(24%) 등은 배당을 늘릴 가능성이 큰 기업으로 꼽힌다.

우선주들을 중점적으로 매입하는 우선주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도 고려할 만하다. 대부분 우선주는 보통주에 비해 유동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우선주 ETF에 투자하면 쉽게 매각할 수 있다. 국내에 상장한 우선주 ETF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우선주ETF’가 있다. 삼성전자우(펀드 내 비중 19.29%) 아모레퍼시픽우(15.35%) 현대차2우B(14.37%) LG화학우(12.42%) 등을 주로 보유하고 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