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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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높여가면서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7일 한경닷컴이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신한·하나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의 PB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PB들은 주식에 초점을 맞추되 펀드와 파생투자상품 등으로 안정성을 보완한 포트폴리오를 꾸릴 것을 주문했다.

PB들은 유망 투자대상으로 우선 주식을 꼽았다.

한국 기업이익 개선 전망과 함께 신임 대통령 집권 1년차에는 정책 기대를 바탕으로 코스피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1993년 이후 이명박 대통령 재임 시절을 제외한 4개 정권에서 대통령 집권 1년 차에 코스피지수는 상승했다. 평균 상승률은 8.2%에 달했다.

J노믹스(문재인 정부 경제정책)로 인해 국내 증시의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했다.

추천 종목 리스트에는 올해 상승장의 주역인 정보기술(IT)주와 금융주 등이 이름을 올렸다. 문재인 정부의 기업 정책 방향인 '기업지배구조 개편과 중소기업 육성'에 따른 주가 상승 기대가 기대되는 지주사, 내수주 등도 관심종목군으로 꼽혔다.

김병호 미래에셋대우 범일WM 매니저는 IT와 함께 내수주의 강세를 점쳤다.

그는 보유자금을 3등분해 삼성전자·LG전자 등 IT주, 롯데쇼핑·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유통주, 저녹인(Knock-In) 구조의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에 나눠넣는 포트폴리오를 제안했다.

김 매니저는 "기업의 이익 전망치 상향과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기업-정부-가계'의 선순환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를 바탕으로 내수 유통주의 랠리를 기대할 만 하다"고 밝혔다.

유관선 삼성증권 강북금융센터 시니어 웰스매니저는 삼성전자·롯데정밀화학·삼성SDS·SK를 추천종목으로 제시했다.

유 매니저는 "절반 정도는 주식과 대형주 및 소비재 관련주 펀드에 넣고, 30%는 채권형 펀드 및 글로벌 배당 펀드, 20%는 브라질채권 등으로 구성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추천했다.

펀드의 경우 국내 대표 그룹주 및 중소형주, 배당주 관련 펀드의 추천이 많았다. 주식 현물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동시에 같은 규모의 콜옵션을 매도하는 전략을 취한 '커버드콜 펀드'도 추천이 이어졌다.

해외시장의 경우 베트남·중국 등 신흥국 펀드와 글로벌 IT·배당주 펀드 등에 대한 분산 투자가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이은정 하나금융투자 강남WM센터 차장은 "국내 증시는 인덱스펀드와 중소형주·배당주 펀드로 30%를 배분하고 베트남 및 글로벌 IT 펀드와 브라질국채, ILS(보험연계증권) 등 대체투자상품으로 안정성을 함께 추구할 것을 권한다"며 "연 10% 중반의 수익률을 염두에 둔 포트폴리오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최근 헤알화 환율 변동성 확대로 우려를 산 브라질국채도 PB들의 추천 포트폴리오에서 빈번하게 찾아볼 수 있었다.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의 뇌물 스캔들과 탄핵 논의 여파로 지난달 수익률이 급락한 적이 있지만 금리 인하 기조와 비과세 혜택 등을 고려하면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대상이란 평가다.

이 차장은 "비과세 상품이 점점 줄어들고 있고, 브라질 정부가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이 추진하던 연금과 노동 개혁을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자산가 입장에서는 연 10%대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대안"이라고 평가했다.
자료=신한금융투자
자료=신한금융투자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