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업계 전문가들을 만나다보면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 "기사만 봐서는 모르겠어. 데이터를 봐야 알지." 높아진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만큼 이 분야에 뛰어드는 기업들이 많아졌다. 대부분 장밋빛 전망을 제시하지만, 이를 뒷받침할만한 자료 없이는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헬스케어 기업들의 주요 임상 데이터를 이 곳을 할애해 전달한다. [편집자주]

인트론바이오(16,550 +2.48%)는 최근 항생제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Antimicrobial Agents and Chemotherapy'를 통해 슈퍼박테리아 감염증 치료제인 'N-Rephasin® SAL200'(성분명 TonaBACASE, 이하 SAL200)의 임상1상 시험 결과를 공개했다.

SAL200은 자연에 존재하는 박테리아의 천적인 박테리오파지(bacteriophage)에서 유래한 단백질 '엔도리신' 기반의 바이오 신약이다. 이번 1상은 새로운 기전(first-in-class)의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것이고, 엔도리신과 관련해 세계 첫 사람 대상 임상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1상을 통해 SAL200의 안전성과 유효 용량을 확인한 인트론바이오는 현재 임상2상에 진입한 상태다. 항생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관문인 1상을 성공적으로 완료한 만큼, 효능을 검증하는 2상도 긍정적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1상 결과를 공개한 올해부터는 국제학회 등을 통해 SAL200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 항생제서 중요한 임상1상 성공

슈퍼박테리아는 기존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세균을 뜻한다. 메티실린내성황색포도알균(MRSA)과 및 반코마이신내성황색포도알균(VRSA) 등은 항생제인 메티실린과 반코마이신이 치료 효과를 내지 못하는 세균이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는 MRSA와 관련해 미국에서만 한해 100만명 이상이 감염되고 있으며, 연간 2만4000명 이상이 사망한다고 밝히고 있다. 영국 정부는 2050년에는 슈퍼박테리아로 인한 사망자가 세계적으로 1000만명에 육박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SAL200은 황색포도알균을 포함한 포도알균 속(Staphylococcal genus)에 속한 박테리아를 사멸시키는 항생제 후보물질이다. MRSA와 VRSA 감염 치료에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인트론바이오에 따르면 감염증 치료제인 항생제는 암이나 당뇨 등 질환(적응증) 치료제와 달리 임상시험 과정이 비교적 수월하다. 적응증 치료제들은 인체의 복잡한 대사작용에 관여하기 때문에, 초기 임상시험에서의 효과가 상위 임상시험에서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항생제는 세균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동물실험(전임상)의 약효가 사람에게서도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임상시험 성공 확률도 적응증 치료제들에 비해 2~3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사람을 대상으로 처음 안전성을 확인하는 임상1상 결과가 항생제에 있어 중요하다. 1상에 성공하면, 효능을 확인하는 다음 단계 임상시험들의 성공 가능성이 크게 높아지기 때문이다.

SAL200은 1상에서 사망을 비롯한 중증이상반응(SAEs)이 나타나지 않았다. 1상은 36명의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kg당 0.1mg 0.3mg 1mg 3mg 10mg의 SAL200 투여군과 위약 대조군이 있었다.

임상시험 동안 시험약 또는 위약을 투여받은 총 36명의 참여자 중 12명의 참여자에서 총 42건의 이상반응(AEs)이 보고됐다. 대부분이 경증에 해당했으며,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또 이상반응을 보였던 참여자 모두 후유증 없이 회복돼 임상시험을 완료했다.

전수연 인트론바이오 생명공학연구소 센터장은 "일시적인 경증 보고 외에 약물과 관련된 중증이상반응이 없었고, 실시된 여러 검사들에서 특이사항이 없었다"며 "SAL200은 안전성 측면에서 우수한 프로파일(Profile)을 보인다고 결론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 약동학·약력학 연구서도 긍정적 결과 확인

1상에서는 환자에서의 효능을 예측할 수 있는 약동학 및 약력학 연구도 이뤄졌다. 이를 통해 SAL200의 만족스러운 특성들을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자료 : 인트론바이오

자료 : 인트론바이오

약동학 평가는 SAL200을 투여받은 27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약 1시간 동안 정맥에 주입했을 때, 혈액에서 SAL200 농도는 투약 즉시 빠르게 최고치에 도달했다. 특히 1mg 이상의 용량에서는 투약하는 동안 충분한 수준의 유효 농도를 나타냈다. 그래프 아래선부터 0.1mg 0.3mg 1mg 3mg 10mg 투여군이다. 이를 통해 인트론바이오는 임상2상의 투여 용량을 3mg으로 정했다.

약력학 평가에서는 임상 참여자의 혈액시료로부터 항균력을 봤다. 1mg 이상 투여군에서 투약 개시 후 1시간째에 얻은 혈액시료에서도 SAL200의 세균사멸능(antibacterial activity)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1 mg 이상 투여용량에서는 약물 투여 동안은 물론 투여 종료 후 약 1시간 후까지도 SAL200에 의한 항균이 가능함을 보여준 것이다.

전수연 센터장은 "SAL200의 항균력에 의한 세균사멸까지 수분이 채 걸리지 않음을 고려할 때, 이는 매우 의미 있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SAL200은 앞선 연구에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른 항균력을 보여줬다.



동영상은 SAL200이 MRSA를 사멸시키는 과정을 전자현미경으로 실시간 촬영한 것이다. 까맣게 보이는 것이 MRSA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MRSA가 SAL200에 의해 터져서 색깔이 옅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박테리아의 천적인 박테리오파지는 박테리아 세포 안에서 증식한다. 일정 규모 이상 증식하면 박테리아의 세포벽을 터뜨리고 나오고, 이 과정에서 박테리아가 죽는 것이다. SAL200의 박테리오파지가 만드는 세포벽 용해 효소인 '엔도리신'을 주요 성분으로 하고 있다.

기존 항생제 중 박테리아의 세포벽을 직접 부수는 약은 없었다. 박테리아를 굶겨 죽이거나, 세포벽 합성을 저해하는 방식 등이었기 때문에 약효가 나타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것이다. SAL200은 박테리아를 직접 부수기 때문에 빠른 약효가 기대된다.

인트론바이오는 성공적인 1상을 바탕으로 국내 2상에 진입한 상태다. MRSA 균혈증(bacteremia) 환자를 대상으로 투약을 앞두고 있다. 환자에서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볼 계획이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및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실시되고 있으며, 목표 피험자수는 총 50명이다. 표준치료군 25명과 표준치료 및 SAL200 병용 투여군 25명으로, 병용 투여군에서 치료 효과가 더 좋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 센터장은 "새로운 계열의 혁신신약(first-in-class)으로서 검증 과정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지금까지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며 "기술수출을 추진 중인 SAL200은 다국적 제약사들이 요구하는 추가 자료를 검증하는 과정에 있으며, 이에 따라 가치도 점차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트론바이오는 오는 7월 말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국제학회 '안티바이오틱스 2017 콘퍼런스' 참석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SAL200을 알릴 계획이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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