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신용등급 강등에도…중국 금융시장 무덤덤한 이유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지난 24일 중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종전 ‘AA-’에서 ‘A+’로 한 단계 강등했지만 중국 금융시장은 무덤덤한 분위기다. 중국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데다 중국 기관투자가들이 국제 신용평가사가 매긴 등급에 큰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국가 신용도 하락은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대한 중장기 전망이 어두워졌다는 의미여서 해당 국가의 주식·채권 가격과 통화 가치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25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43.529포인트(1.42%) 오른 3107.605에 마감했다. 전날 0.07% 오른 데 이어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제가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디스의 이번 등급 강등 조치는 ‘사전 경고’ 차원이라기보단 ‘사후 평가’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작년 1~3분기 세 분기 연속 6.7%(전년 동기 대비)를 기록한 중국 경제성장률은 4분기에 6.8%로 올랐다. 올 1분기 성장률은 6.9%였다.

중국의 국가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만기 5년) 프리미엄(금리)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11월 1.21%포인트를 넘어섰던 중국 CDS 프리미엄은 이후 계속 내려 현재 0.78%포인트대에 머물고 있다.

국가 신용도 하락을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여야 할 채권시장도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고 있다. 24일 중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0162%포인트 하락(채권 가격 상승)한 연 3.6724%에 마감했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 은행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 채권시장 내 소수인 외국인 투자자와 달리 대다수 중국 기관투자가는 무디스 등 국제 신용평가사의 등급을 신경쓰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중국 채권시장 규모는 약 9조달러(약 1경50조원)로 미국과 유럽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크다. 하지만 외국인의 채권 보유 비중은 1.5%(중국 인민은행 집계)밖에 안 돼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가 작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