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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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료주가 19대 대통령 선거 이후 코스피지수 수익률을 웃도는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23일 증권가에서는 음식료주 수익률이 과거 17, 18대 대선 후 한달간 코스피를 상회하는 경향이 이번에도 반복됐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기업 실적 개선 전망 등에 비춰 음식료주의 투자매력이 돋보이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유가증권시장 음식료 업종지수는 지난 9일 19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 후 22일까지 2.83%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0.49%)을 앞질렀고, 주도업종인 전기전자 업종지수(-2.88%)와 비교하면 한층 두드러지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17, 18대 대통령 선거 이후 한 달간 음식료 업종 흐름과 유사한 상황이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음식료 지수는 18대 대선 후 한달간 8.4% 올라 같은 기간 0.3% 하락한 코스피 수익률을 8.7% 웃돌았다. 17대 대선의 경우 1개월간 음식료 지수는 2.7% 하락하는 데 그쳐 코스피(-6.8%)보다 선전했다. 특히 올해는 CJ제일제당, 오리온 등 시총 상위 기업의 1분기 실적이 부진했지만 견조한 주가 흐름을 이어갔다.

대선 전후 주요 음식료 기업의 제품 판매가격 인상과 내수 소비 개선 기대가 음식료주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역대 대선 이후 내수 부양 기대가 음식료주의 주가 상승으로 귀결됐다"며 "특히 18대 대선 이후 3개월, 6개월간 음식료 지수는 코스피 수익률 대비 각각 10.5%, 9.3% 웃돌았다"고 분석했다.

최근에는 증시 내 가격 격차 메우기의 일환으로 음식료 등 내수주가 돋보이는 흐름을 보인 측면도 있다.

장희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경기민감주의 대안 찾기 흐름과 수출 이후 내수 회복에 대한 관심 등이 내수소비재의 상대적인 호조로 이어졌다"고 풀이했다.

전문가들은 양호한 하반기 실적 전망 등에 비춰 현 시점에서 음식료주에 관심을 가질 만 하다고 진단했다.

주요 기업의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음식료품 실질판매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섰고, 환율과 곡물 가격 등 제품 원가 변수도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다수 제품의 가격이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인상되면서 실적에 반영되는 시점인 만큼 음식료주의 중기 성장 잠재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곡물 가격 안정과 제품 가격 가격 인상, 내수경기 회복으로 음식료주의 실적 모멘텀이 회복되는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선호주로는 CJ제일제당과 CJ프레시웨이를 꼽았다. 농심의 경우 제품 가격 인상 효과와 라면 시장 경쟁 강도 완화가 기대되는 만큼 관심을 가질 만 하다는 진단이다.

중장기 관점에서 음식료 지수가 2015년 8월을 고점(장중 6404.76)으로 올 1월까지 꾸준히 하락한 만큼 주가 수준 부담도 크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아울러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로 부진한 1분기 실적을 거둔 오리온 등 음식료 기업의 경우 향후 실적 개선이 점쳐지고 있다. 중국이 문재인 정부 출범을 계기로 사드 보복 조치를 해제할 것이란 기대가 현실화되면 해당 기업 실적도 호전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1분기 오리온의 중국 제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7.9% 급감했다. 농심의 경우 중국 법인 성장률이 한자릿 수로 하락했다. 현지 생산법인을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수출을 하고 있는 매일유업, 롯데푸드 등 실적도 부진했다.

심 연구원은 "하반기로 갈수록 사드 보복 조치가 해소될 가능성이 크다"며 "관련 우려로 주가가 하락한 업체는 저가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높은 브랜드력을 보유한 오리온의 경우 단기 실적 회복과 중장기 수혜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자료=하나금융투자
자료=하나금융투자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