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다시 주식이다 - 코스피, 사상 첫 2300 돌파

주가 올랐지만 PER은 낮아져
상장사 2분기 영업이익 45조…작년동기보다 11% 증가 예상

"증시, 악재보다 호재에 민감… 전형적인 강세장 모습"
한국 주식시장이 다시 한번 새 역사를 썼다.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마침내 2300선을 넘어섰다. 지난 10일과 16일 두 차례 장중 2300선을 ‘터치’했던 코스피지수는 삼세판 만에 ‘2300 고지’를 점령했다. 지난 4일 6년 만의 박스권(1800~2200)을 뚫은 지 10거래일 만이다. 전문가들은 사상 최고치를 돌파한 코스피지수가 2500선을 넘어 질주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와 기업 실적, 수급 등이 모두 탄탄하다는 이유에서다.
"기업 실적개선 속도, 주가 상승보다 빨라…상반기 2500 도전"

◆“한국 주식 여전히 싸다”

22일 코스피지수는 15.55포인트(0.68%) 오른 2304.03에 마감했다. 지난 11일 기록한 2296.37(종가 기준)을 넘어 7거래일 만에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외국인 투자자가 2890억원의 대규모 순매수로 강세장을 이끌었다. 기관투자가는 2598억원, 개인투자자는 891억원어치를 각각 순매도했다. 삼성전자(0.85%) SK하이닉스(3.32%) 네이버(1.80%) 포스코(4.97%) LG화학(1.77%)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역사적인 2300선 돌파의 주역이었다.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미국의 정치 불확실성 지속과 전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국내 증시를 둘러싼 악재에도 증시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최근 자동차주처럼 악재에는 버티면서 작은 호재에 급등하는 종목이 부쩍 많아졌다”며 “강세장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관과 개인의 투자심리가 냉랭한 상황에서 외국인 자금만으로 2300을 돌파했다는 것은 아직도 추가 상승 여력이 크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코스피지수의 거침없는 상승세에도 전문가들은 “한국 주식이 아직 비싸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지표가 오히려 하락하고 있어서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말 코스피지수가 2000선일 때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주가수익비율(PER)은 9.9배였는데 지금은 9.6배로 떨어졌다”며 “주가보다 기업 이익의 상향 조정이 더 가파르게 조정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부진했던 조선·건설도 실적 회복

코스피지수가 상반기에 2500선을 돌파할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주가 상승의 전제인 기업 실적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대폭 늘어나 지수를 견인할 것이란 전망이다. 2분기 실적 개선은 증시 상승세가 7월 이후에도 계속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유동성 증가로 위험자산 선호가 강해진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이 독보적인 실적을 내면서 외국인 자금을 끌어들이고 있다”며 “상반기 내 2500선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융회사를 포함해 증권사 추정치가 있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2분기 영업이익은 45조8415억원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41조800억원)에 비해 11.6% 늘어난 수치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18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실적 규모뿐 아니라 추정치가 꾸준히 상향 조정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영업이익 추정치는 석 달 전보다 8.8%, 한 달 전보다 4.6% 늘어났다.

실적의 ‘질’도 좋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정보기술(IT) 업종이 여전히 독보적이지만 게임소프트웨어(전년 동기 대비 226.1%) 해상운수(60.2%) 섬유 및 의복(58.6%) 조선(41.9%) 건설(27.4%) 증권(24.4%) 등 그동안 부진했던 업종들까지 실적이 좋아지면서 지수 상승에 기여할 것이란 분석이다.

기업 실적 개선이 수출 증가에 기반하고 있는 만큼 경기민감 대형주들의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있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경기 회복 구간에서는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이 더 나은 실적을 올린다”며 “이익이 증가하는 가운데 아직 저평가 상태에 머물러 있는 LG디스플레이 현대모비스 SK이노베이션 효성 대한항공 등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형주의 온기가 중소형주와 내수주로 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새 정부 중소·벤처기업 육성책과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순환매 장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시각이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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