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찍었다"…기지개 켜는 오리온
식음료 ‘대장주’ 오리온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주사 전환 계획과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에 주가가 상승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1분기가 바닥”

오리온은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72만원에 장을 마쳤다. 올 들어 주가는 9.92% 올랐다. 지난 1분기 실적은 ‘어닝쇼크’를 일으켰지만 ‘바닥을 쳤다’는 분석이 힘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리온 주가가 우상향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백운목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1분기 어닝쇼크의 주원인은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내 매출 감소였다”며 “3분기부터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바닥 찍었다"…기지개 켜는 오리온
지주사 전환도 주가 상승의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 오리온은 다음달 1일 지주회사 오리온홀딩스와 제과사업을 담당하는 오리온으로 인적분할할 계획이다. 제과 관련 계열사는 오리온에, 쇼박스 등 자회사는 오리온홀딩스에 배치할 방침이다.

주진우 오리온 IR담당 팀장은 “통상 인적분할이 되면 시가총액이 10~15% 정도 불어난다”며 “최근 주가 상승은 이 같은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가 매수후 장기보유할 만”

현 오리온 주가는 저렴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사드 배치가 결정된 지난해 7월8일에 비해 20% 이상 낮다. 주가가 하락할 때 분할매수하는 방식으로 장기 보유해볼 만한 종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초코파이’ ‘오감자’ ‘고래밥’ 등 한 해 1000억원어치 이상 팔리는 메가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어 매출이 꾸준하다는 점이 오리온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힌다. 신제품도 연이어 성공하고 있다. 지난해 선보인 ‘녹차맛·바나나맛 초코파이’에 이어 지난 3월 내놓은 ‘꼬북칩’(사진)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고 있다.

종합식품회사로 성장한다는 목표 아래 신사업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제주용암수를 인수해 음료사업을 강화했다. 5년간 음료사업에 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해 6월부터 농협중앙회와 함께 가정간편식(HMR) 합작공장을 짓고 있다. 400억원을 투자해 국내산 농산물로 만든 식사대용 제품을 개발해 HMR시장에 진출한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사드 배치 여파로 중국 법인은 부진했지만 베트남 러시아 등의 매출은 꾸준하다”며 “음료 HMR 등 빠르게 커지는 신규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