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중소형주 순환매 장세 시작됐다"
올 들어 수익률 살아나
'삼성중소형FOCUS' 11.9%, '대신성장중소형주' 11.6% 선전
실적 좋은 IT소재·장비주 반등…삼성전자 쏠린 돈 중소형주로 이동
15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설정액 1위 중소형주펀드인 ‘삼성중소형FOCUS’(7186억원)는 올 들어 지난 12일까지 11.92%의 수익률을 올렸다. 33개 중소형주펀드 가운데 1위다. 1년 반 만에 코스피지수 상승률(연초 이후 13.32%)을 턱밑까지 따라왔다. 이 펀드의 지난해 수익률은 -15.26%였다. 바이오·소비재 등 중소형주가 주도했던 시장이 삼성전자 중심의 대형주 장세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수익률 2위인 ‘대신성장중소형주’와 ‘한화코리아레전드중소형주’ 펀드도 각각 11.59%와 10.31%로 10% 이상의 수익률을 냈다.
펀드업계에서는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상위 5% 이내 종목(96개)을 대형주로 본다. 이외 종목은 중소형주로 분류한다. 올해 초만 해도 국내 중소형주 펀드매니저들은 투자자들의 비난을 한몸에 받았다. 지난해 중소형주펀드들이 평균적으로 원금의 -11.90%를 까먹은 탓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3.32%)보다 15.22% 낮은 성과다. 공모펀드 제도가 도입된 이래 최악의 성적표였다.
◆“삼성전자 대신 IT 소재·장비株”
좋은 성적을 낸 중소형주펀드들은 실적이 꾸준히 좋아진 종목에 장기투자했다. 삼성중소형FOCUS 펀드를 운용하는 민수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밸류주식운용본부장은 ‘정치적 이슈’로 주가가 급락한 소비재 업종에 주목했다.
민 본부장은 “최근 3년간 영업이익 증가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대형주 장세에서 수급상의 이유로 주가가 떨어진 종목에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삼성전자를 사기 위해 투자자들이 떠나는 시점에서 역으로 투자 기회를 노렸다”고 덧붙였다. 이 펀드는 로엔(3월1일 기준 포트폴리오 비중 3.34%)과 아모레G(3.11%), CJ CGV(1.65%), GS홈쇼핑(1.33%) 등에 주로 투자했다. 최근엔 롯데쇼핑과 현대백화점 등 유통주 비중을 늘렸다.
대신성장중소형주 펀드를 운용하는 김종언 팀장은 삼성전자 비중을 유지하거나 조금씩 낮추면서 IT 소재·장비주 비중을 높여나갔다. 대표적인 종목은 포트폴리오 비중 1위인 스마트폰 부품회사 비에이치(5.41%)다. 이 회사 주가는 IT 호황 속에 올 들어 30% 가까이 올랐다.
한화코리아레전드중소형주 펀드는 영업이익이 매년 10~15% 늘어나는 종목에 집중했다. 연 1%대 초저금리 상황에서 영업이익을 크게 늘리는 기업의 주가는 단기적으론 빠질 수 있어도 곧 회복된다는 믿음에서다. 포트폴리오 내에선 메리츠화재(6.85%)와 한국자산신탁(5.24%), 메리츠금융지주(4.67%), 한전기술(4.32%) 등이 대표적이다. 이 펀드는 더존비즈원 실리콘웍스 등 4차산업 관련 기업 비중도 전체 포트폴리오의 20~30%가량으로 유지하고 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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