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5월1일 오후 4시

[마켓인사이트] 카카오택시·드라이버, 5000억 투자 유치한다
카카오 콜택시 서비스인 카카오택시와 대리운전 호출 서비스인 카카오드라이버가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에서 약 5000억원의 투자자금을 유치한다. 카카오는 이 자금을 활용해 해외에 진출, 세계 최대 차량공유 서비스업체인 우버와 경쟁할 계획이다.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모빌리티사업부의 상장 전 지분 매각(프리IPO)을 추진하기로 하고 글로벌 PEF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카카오택시와 카카오택시 블랙, 카카오드라이버 등으로 이뤄진 모빌리티사업부 보통주를 최대 30% 매각하는 구조다. 5000억원 수준에서 지분 매각 협상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모빌리티사업부 지분 인수전에는 복수의 글로벌 PEF가 뛰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카카오택시가 국내 콜택시 서비스 앱(응용프로그램) 시장에서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데다 카카오드라이버 이용자도 급증하고 있어 기업 가치가 커질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무료 서비스를 하지만 카카오택시가 앞으로 콜비를 받는 등 수익화에 나서면 몸값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며 “여러 곳의 외국계 PEF가 팀을 이뤄 지분을 사들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택시는 국내 최대 콜택시 서비스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2년 만인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1400만명의 가입자와 29만명의 택시기사를 회원으로 확보했다. 카카오택시 회원들은 하루 최대 150만회까지 택시를 불렀다. 카카오택시는 지금까지 2억회를 운행했다. 카카오드라이버도 지난 2월 말 현재 220만명의 가입자가 880만건을 호출하는 등 대리운전업계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카카오의 모빌리티 사업부 서비스가 짧은 기간에 이동수단 서비스의 틀을 바꿔놨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다만 무료 서비스이다 보니 수익이 나지 않고, 이 때문에 대규모 추가 투자가 쉽지 않다는 게 장애물로 지적돼 왔다.

경영권을 포함하지 않은 지분을 팔아 글로벌 PEF의 자금을 끌어들이면 신사업을 위한 투자비를 마련할 수 있다.

카카오는 지분 매각으로 확보하는 자금을 카카오택시의 해외 진출에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택시업계의 ‘파이’를 빼앗아 성장한 우버와 달리 카카오택시는 기존 제도와 협업해 성장한 서비스라는 점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올 상반기 카카오페이로 카카오택시 이용요금을 결제하는 자동결제기능을 선보일 계획이다. 수수료 수입뿐 아니라 다양한 추가 사업을 할 수 있어 기업가치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