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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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월 들어서 국내 게임주(株)의 주가가 '수직 상승'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컴투스, 더블유게임즈, NH엔터테인먼트, 웹젠 등 대부분 게임주가 연중 최고가를 잇따라 갈아치웠다.

모바일 게임 시장의 급성장으로 국내 게임 산업에 훈풍이 불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게임주 부활 선봉에 나선 엔씨소프트의 경우 '대세 상승의 초입 국면에 놓여있다'는 애널리스트(기업분석가)의 평가까지 이끌어냈다.

◆ 게임주, 연중 최고가 행진…엔씨소프트 연초보다 50%↑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지난주 연중 최고가(37만1500원, 장중 기준)를 기록한 뒤 36만~37만원선을 오가고 있다. 이는 연초 저가(24만1000원) 대비 54% 가량 뛰어오른 수준이다.

이번 주부터는 외국인투자자들도 엔씨소프트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외국인들은 지난 19일부터 한 달 만에 재매수, 보유지분을 다시 늘리고 있다.

인수·합병(M&A) 이슈로 시장을 주목시킨 더블유게임즈는 지난 18일 단 하루 만에 '30% 상한가(가격제한폭)'를 기록한데 힘입어 연중 최고치(6만2200원)를 단번에 새로 썼다.

더블유게임즈는 글로벌 소셜카지노게임 개발사인 미국의 더블다운인터랙티브(Doubledown Interactive)를 9425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국내 게임업계 M&A 중 사상 최대 규모다.

NHN엔터테인먼트의 경우 4월 들어서 연일 상승세를 유지, 이날 오전 장중 6만5400원에 거래됐다. 이는 연초 저가 대비 30% 가량 상승한 것이다.

컴투스는 이달 초 13만2900원을 기록하며 연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2월초 기록한 연중 저가(8만4500원) 대비 57% 뛰었다.

웹젠의 경우 3월말 연중 최고가(2만3400원)에 거래된 뒤 한 달간 10% 가량 주가 조정을 받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현재 주가 수준(2만1300원)도 연초 저가(1만4000원) 대비로는 52% 가량 오른 상태다.

◆ 게임주에 부는 '훈풍'…실적·시장규모·투자심리 '다 좋다'

증시전문가들은 그간 저평가된 게임 업종 전반에 걸쳐 리레이팅(주가 재평가)이 이뤄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게다가 '기업공개(IPO) 대어' 넷마블게임즈의 증시 상장이 다음달로 다가오면서 업종 내 투자심리도 달아오르고 있다는 평가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게임 산업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면서 "최근 3년간 모바일 게임 시장의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전체 게임 시장의 성장세가 정체될 것으로 예상됐는데 '리니지2 레볼루션'의 전례없는 성공 등에 힘입어 재차 성장 국면을 맞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올 1분기 게임사들의 영업실적 역시 긍정적으로 예상되고 있어 향후 주가의 추가 상승 전망에도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김 연구원은 "엔씨소프트, 더블유게임즈, NHN엔터테인먼트, 컴투스, 웹젠 등 게임사 5곳의 1분기 합산 매출액은 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주력 타이틀 게임들의 매출 호조와 함께 모바일 게임 시장의 규모 확대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게임주에 대한 투자심리 개선은 곧바로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지난 3개월간 게임사 5곳의 평균 상승률은 22.5%로, 코스피(5.4%)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이다.

올해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는 5조원을 넘길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당초 예상 수준(4조2000억원)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지난해 발간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게임백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국내 게임 산업 규모는 9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5% 성장하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도 2017년과 2018년에 각각 4조2000억원과 4조5000억원으로 성장 둔화가 점쳐지고 있었다.
[분석플러스] '수직 상승' 게임주, 대세 상승일까?
◆ "엔씨소프트의 '2008년 대세 상승기'를 기억해야 한다"

올해 게임 시장의 판도를 뒤집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낸 것이 바로 작년 12월 공개된 '리니지2 레볼루션'이라는 설명. 게임 하나의 성공이 게임 산업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증권업계는 판단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5월 출시될 '리니지M'은 엔씨소프트가 앞으로 보여줄 모바일 게임 시대의 서막이 될 것"이라며 "2008년 당시 엔씨소프트 주가의 '대세 상승기'를 기억한다면 올 하반기와 내년도 주가 향방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엔씨소프트는 2008년말 당시 주당 2만~3만원에서 거래를 형성하다 '대세 상승'에 진입, 2011년 말까지 3년간 10배 가량(38만원대) 치솟았다.

안 연구원은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대세 상승을 보였던 2008년과 2017년 현재의 상황이 상당히 유사하다고 본다"며 "내년까지 양호한 실적 성장과 큰 폭의 주가 상승을 다시 재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PC게임에서 모바일 게임으로 변했을뿐 2008년과 2017년 상황이 똑같은데 모바일 게임 매출의 발생과 누적, 신작 게임과 실적 성장의 기대감 고조 그리고 글로벌 진출 기대감 등이 그렇다"라고 설명했다.

리니지M의 경우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시대가 열린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고 안 연구원은 덧붙였다.

엔씨소프트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각각 34.9%와 40.4% 늘어난 1조3300억원과 461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순이익도 37.1% 증가한 3734억원으로 예상됐다. 2018년의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 증가율은 전년 대비 각각 25%, 37%, 36% 수준으로 전망됐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