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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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의 '맞형' 포스코가 '깜짝 실적'을 내놓고도 주가를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뚜렷한 매수 주체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투자심리까지 얼어붙고 있는 모습이다. 이달 들어서만 10% 가까운 주가하락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증권업계 애널리스트(기업분석가)들은 일제히 '매수'할 것을 투자자들에게 권하고 있다. 철강 가격 탓에 단기 조정이 진행 중이지만, 경기회복 단계에선 시차를 두고 철강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29일 오후 1시28분 현재 포스코의 주가는 전날보다 3500원(1.31%) 떨어진 26만3500원을 기록 중이다. 1월부터 3월까지 3개월간 13.0% 상승했지만, 이달에만 9.4% 하락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가 주가를 끌어 내렸다. 이달 들어 전날까지 외국인은 34만9629주, 기관은 29만322주를 팔았다. 이날도 모건스탠리 메릴린치 UBS 등을 중심으로 외국인이 6만7000주를 순매도 중이다.

부진한 주가와 달리 실적은 그야말로 서프라이즈다. 포스코는 지난달 30일 분기가 채 끝나기도 전에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당시 연결 기준 예상 영업이익은 1조2000억원. 시장 추정치를 30% 넘게 웃도는 호실적이었다.

전날 발표된 확정 영업익은 1조3650억원, 기 발표한 잠정치보다 13.8% 더 늘었다. 1분기 매출액은 15조7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0% 늘었고, 순이익은 9769억원으로 188.7% 급증했다. 철강 무역 건설 에너지 화학·소재 등 전 영역의 실적이 예상보다 좋게 나왔다.

연이은 깜짝 실적 발표에도 주가가 흘러내리는 이유는 철강 가격 때문이다. 중국의 철강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급은 물론 주가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동아시아 열연코일(CFR) 가격은 지난달 3일 t당 519달러에서 현재 t당 443달러로 내렸다. 철강재 가격을 지지했던 철광석 가격도 지난달 16일 t당 93달러를 찍은 후 28% 가량 급락했다. 철강 가격 하락이 실적 부진으로 이어진다는 과거의 경험이 투심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철강 가격의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전문가들은 포스코의 반등에 무게를 싣고 있다. 경제 회복으로 철강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이유에서다.

박종국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지속적인 철강 생산량 감산으로 공급량이 개선되고, 세계 경제가 회복세에 있어 수요 개선도 기대된다"며 "막연한 철강시황 악화우려보다는 매수시점으로 판단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분석했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회복과 인플레이션에 근거한 철강 가격 강세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실물경제지표의 개선이 확인되면서 주가는 다시 반등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