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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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얼어 붙었던 소비 심리에 봄 기운이 스치자 유통주가 날아 오르고 있다. 외국인도 유통주 쇼핑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경제 지표와 수급 개선, 실적 기대감 등 3박자를 두루 갖춘 유통주의 추가 상승에 무게가 실린다.

18일 오후 2시50분 유통업 지수는 전날보다 4.08포인트(0.87%) 상승한 470.62를 기록 중이다. 연초 대비 8.28% 올라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6.15%)을 앞섰다. 지정학적 우려에 코스피지수가 이달 0.76% 떨어진 것과 달리 유통업 지수는 2.29% 상승하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통주 중 가장 성적이 좋은 종목은 이마트다. 이마트의 주가는 연초 18만500원에서 현재 23만원대로 약 30% 뛰었다. 이달에만 11% 올랐다. 외국인 투자자의 지분은 연초 48.22%에서 50.38%로 증가했다.

롯데하이마트도 손꼽히는 유통주 우등생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2월6일 장 중 4만35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저가로 주저 앉았지만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그렸다. 현재 주가는 5만6000원선으로 올해 들어 33%, 이달 들어 3.3% 올랐다. 외국인의 지분도 연초 9.15%에서 10.84%로 늘었다.

현대백화점신세계도 이달 각각 6.4%, 2% 상승하며 유통주 강세에 동참했다. GS리테일BGF리테일도 소폭 상승했다.

양호한 경제 지표에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달 수출은 489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7% 증가해 5개월 연속 늘었다. 수출액도 2년3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2월 소매판매는 전월과 비교해 3.2% 증가했고 가계 소비심리도 두 달 연속 회복세를 보였다. 3월 백화점 매출액과 카드 국내승인액도 증가세를 나타냈다.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인 소비 경기 판단의 주요 지표들이 2~3개월 전보다 강하게 개선되고 있음이 분명하다"며 "심리회복에서 시작된 유통주의 주가 상승이 내수 회복과 개별기업의 실적 개선을 기반으로 추가 상승할 여지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유통주 투자 비중을 늘려야 할 때라는 게 차 연구원의 분석이다. 그는 "홈쇼핑, 하이마트, 이마트 등으로 이어진 최근 주가 상승은 그동안 소외됐던 유통주로 확산될 수 있다"며 "유통업종 매수 종목의 범위를 확산하면서 먼저 상승한 기업의 주가가 단기실적 부진으로 조정을 보일 경우 저가매수에 나설 것"을 권했다.

유통주 강세에 선두에 선 이마트는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관측된다. 이마트의 1분기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매출액 3조8402억원, 영업이익 1755억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5.79%, 12.50% 늘어난 수치다.

임영주 흥국증권 연구원은 "이마트의 오프라인 할인점 실적 성장률은 둔화할 전망이나 증익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며 "이마트몰의 적자 폭이 감소하고 트레이더스의 이익 기여도는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비유통 계열사들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편의점과 홈쇼핑 업체들도 양호한 성적이 점쳐진다. 편의점은 지속적인 출점과 마진 개선으로 경기와 무관한 성장세를 기록 중이고, 홈쇼핑은 송출수수료 등 비용절감 효과가 실적 개선의 배경으로 꼽힌다.

임 연구원은 "업종 내 대형주 중에서도 실적 턴어라드하는 종목 혹은 그동안 시장에서 소외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디레이팅(주가 수익비율이 낮아지는 현상)을 받아왔던 종목에 선별적으로 투자하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마트를 최선호주로, GS리테일과 롯데하이마트 GS홈쇼핑 등을 관심주로 추천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