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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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500조·영업익 35조…알짜 'IPO 예비군' 넘치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상장 요건을 충족하는 비상장 기업이 846곳(금융회사 제외)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기업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합계액(개별·별도 재무제표 기준)은 각각 496조원과 35조원.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지난해 실적 합계치(매출 1035조원, 영업이익 68조원)의 절반에 달하는 숫자다.

◆상장사 웃도는 ‘IPO 예비군’ 영업이익률

한국경제신문이 16일 한국기업평가와 함께 이날까지 2016년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기업 가운데 유가증권시장 상장 요건을 충족하는 846개 비상장사를 분석한 결과 매출과 영업이익 평균은 각각 5892억원, 42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IPO 예비군’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7.19%.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개별·별도 기준) 영업이익률(평균 6.61%)보다 높은 수준이다.

IPO 예비군 가운데 가장 매출이 많은 곳은 삼성디스플레이(24조6588억원)다. SK에너지(23조6222억원), GS칼텍스(23조4833억원), 현대오일뱅크(11조2421억원), 한국수력원자력(11조1686억원) 등이 뒤를 잇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3조8198억원), GS칼텍스(2조639억원), 삼성디스플레이(1조6960억원), 한화토탈(1조4647억원), SK에너지(1조4466억원) 등은 지난해 조(兆)단위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들을 포함해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웃돈 비상장사는 총 64곳으로 조사됐다. 이 중 9곳이 한국전력의 자회사를 비롯한 공기업이다. 대기업 가운데선 SK그룹(SK에너지,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SK인천석유화학, SK건설) 계열사가 5곳으로 가장 많았다. 현대자동차와 한화그룹도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웃도는 비상장사를 4곳씩 거느리고 있다.

◆매출 1000억원 이상 IPO는 올해 2곳뿐

매출 500조·영업익 35조…알짜 'IPO 예비군' 넘치네
공기업과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신생 비상장사 중에도 알토란같은 실적을 낸 곳이 많다. 2002년 출범한 스마일게이트홀딩스는 온라인 사격게임 ‘크로스파이어’가 중국에서 인기몰이를 하면서 지난해 227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 회사 영업이익률은 56.07%에 이른다. 생활용품 판매점 ‘다이소’를 운영하는 다이소아성산업도 지난해 매출 1조3055억원, 영업이익 1131억원을 거뒀다.

2009년 출범한 다단계판매업체 애터미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066억원, 931억원이었다. 이 회사는 건강식품과 화장품을 다단계 방식으로 판매하고 있다. 한국콜마홀딩스 자회사 콜마비앤에이치 제품의 핵심 판매채널이기도 하다.

건설업체 (주)신영도 지난해 영업이익 1035억원을 기록했다. 부동산 개발과 섬유사업을 하는 회사로 신영에셋과 신영건설 대농 등 자회사를 갖고 있다. 안마의자 판매업체 바디프랜드의 영업이익은 933억원이었다. 안마의자 판매와 렌털사업을 하는 이 회사는 사모펀드인 VIG파트너스(옛 보고펀드) 등이 지분 90.87%를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IPO 예비군 가운데 알짜회사들이 수두룩하지만 1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린 기업 중 올해 상장이 확정된 곳은 넷마블과 셀트리온헬스케어 등 두 군데에 불과하다. 이랜드리테일은 상장을 내년으로 미뤘고, 호텔롯데는 무기한 연기했다.

김익환/김진성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