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부품을 제조하는 파트론은 2013년 매출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김종구 회장이 삼성전기 부사장을 그만두고 나와 창업한 지 10년 만이다. 하지만 1조 클럽 가입 이후 실적이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지난 3년간 연 매출은 7000억~8000억원대에서 횡보했다. 스마트폰 디자인 변화로 안테나 등 일부 부품 매출이 감소한 탓이다.
스마트폰 넘어 자동차부품 시장도 개척…파트론 '1조 클럽' 복귀 시동 건다
파트론이 올해부터 다시 성장 궤도에 올라탈 전망이다. 핵심사업인 스마트폰 카메라모듈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는 데다 자동차 부품 시장에도 새로 진입하기 때문이다. 알짜 자회사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점도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스마트폰이 끌고, 자동차가 밀고

파트론은 지난 7일 코스닥시장에서 전날보다 300원(2.67%) 오른 1만1550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12월14일 9080원에서 지난달 17일 1만2000원으로 세 달여 만에 32% 뛴 이후 1만1000원 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부터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를 밀어올렸다. 삼성전자가 신제품 갤럭시S8의 디스플레이 및 카메라 사양을 높인 데 따른 혜택을 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기 때문이다. 카메라모듈은 파트론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주력 제품이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은 휴대폰으로 셀카(셀프 카메라)를 찍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올해 전략 스마트폰의 전면카메라 화질을 종전 500만화소에서 800만화소로 높였다”며 “파트론이 공급하는 카메라모듈 평균 판매가격(ASP)도 올라갔다”고 말했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올 2분기부터 파트론 실적 개선이 본격화할 것”이라며 12개월 목표주가를 1만1000원에서 1만4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자동차 부품 시장 개척 기대도 주가 상승에 한몫하고 있다. 파트론은 2분기부터 자동차용 카메라모듈 양산을 시작한다. 2~3분기에 렉스턴과 티볼리 등 쌍용자동차에 파트론의 카메라모듈이 장착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지난 3년여간 공 들인 신사업이 올해 처음으로 결실을 맺게 된다”고 설명했다. 파트론은 쌍용차에 이어 현대·기아자동차 등 다른 완성차업체로 공급을 늘려 간다는 목표를 세웠다.

센서 분야 신사업도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홍채 및 지문인식센서 등 센서 사업이 파트론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처음 두 자릿수로 높아질 전망이다. 이 회사의 홍채인식센서는 지난해 갤럭시 노트7에 이어 올해 갤럭시S8에도 탑재된다. 지문인식센서는 여러 종의 보급형 스마트폰에 들어가고 있다.

◆자회사, 코스닥 입성 준비

파트론이 지분 52%를 가진 자회사 옵티맥이 코스닥시장 상장을 준비하는 것도 주가에 호재가 될 전망이다. 창업자 김 회장의 장남인 김원근 파트론 기획팀장(상무)은 “내년 초 옵티맥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옵티맥은 카메라모듈을 움직이게 하는 부품인 액추에이터 제조업체다. 지난해 매출 717억원, 영업이익 51억원, 순이익 88억원을 각각 올렸다. 올해 매출은 1000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카메라모듈 수요가 늘어나면서 액추에이터 공급 물량도 덩달아 증가할 전망이어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파트론의 올해 영업이익 및 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각각 633억원, 490억원이다. 지난해보다 각각 65%, 73% 늘어난 규모다. 매출은 10% 늘어난 877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