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삼성전자 '깜짝실적'에도 코스피가 꿈쩍않는 이유
삼성전자가 시장의 기대대로 1분기 호실적을 내놨다. 삼성전자의 실적보다 미·중 정상회담 결과와 미국의 환율보고서 발표를 기다려야 한다는 분석이다.

7일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영업이익이 9조9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역대 두번째로 높은 수준이며, 시장이 예상했던 9조원 초반대도 뛰어넘은 것이다.

장희종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일단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이 좋을 것은 모두 인지하고 있었다"며 "나쁘지는 않지만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부분의 경기민감주가 호실적 전망을 주가에 반영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1분기 호실적이 코스피의 추가적인 상승을 이끌어내지는 못할 것이란 판단이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의 호실적 확인은 대외 불안 요인에도 코스피의 하방 경직성을 강화할 것"이라며 "큰 충격 요인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코스피의 우상향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날부터 진행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 오는 15일 발표 예정인 미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등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고 봤다.

이 팀장은 "정상회담 결과가 좋지 않아 중국이 환율조작국에 지정된다면, 한국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관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현재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국 전체 상장기업에 대한 실적 기대치가 높은 상황이다. 이는 양호한 수출에 기반하고 있는데,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수출에 대한 기대가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환율조작국 지정으로 주가 하락이 발생한다면, 매수 기회로 삼으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환율보고서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변수를 자극하는 경우, 시장의 경계감은 주력 미국 수출품목인 정보기술(IT)과 자동차를 향해 표출될 수 있다"며 "그러나 해당 산업은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산업망에서 핵심 중간재 및 소비재 공급지로 안착해 실제 파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환율 변동성이 주요 수출주에 대한 외국인의 매수세를 단기적으로 제약할 수는 있을 것"이라며 "이를 한국 핵심 수출주에 대한 구조적 회의보다 중장기 저가매수의 호기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