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7일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실적에 대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부품' 사업이 거둔 호(好)실적"이라며 "업황 호조가 지속되면서 10조원 근방에 달하는 영업이익은 예상 가능한 수치였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올 1분기 9조9000억원의 영업이익(잠정)을 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보다 48.20%, 작년 4분기보다는 7.38% 늘었다. 매출은 50조원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0.44% 늘었지만, 전 분기보다는 6.24% 줄었다.

영업이익이 9조원 초반대에 머물 것이란 증권업계 예상을 훌쩍 뛰어넘은 '깜짝 실적'이다. 1분기 실적에서 9조원 넘는 영업이익을 올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업황 호조가 실적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은 6조원대를 기록하며 실적 개선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인 지난해 4분기(4조9500억원)을 훌쩍 넘었다.

황 연구원은 반도체 부문의 업황 호조가 올해 내내 이어지면서 실적 개선세를 이끌 것으로 봤다. 그는 "올해도 전년과 같이 서버용 반도체 수요의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며 "비수기인 1분기에도 서버용 부품 수요는 기대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2분기에는 12조5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2분기 호실적 역시 반도체 부문의 이익 성장 덕을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신규 스마트폰 갤럭시S8의 수익성은 예상보다 떨어진다는 것이 황 연구원의 판단이다.

그는 "갤럭시S8의 수익성에 대해서는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며 "생산 비용은 크게 올라갔지만 가격이 다소 저렴하게 나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갤럭시S8은 많은 수량이 팔리겠지만 판매 이익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가 전망은 밝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수급도 원활히 이뤄질 것으로 판단했다. 주주들이 지배구조 개편 지연 가능성에도 실적 개선과 주주 환원 정책에 주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황 연구원은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을 거론하기 어려움 상황이 됐지만 주가에서 지주사 전환 프리미엄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고 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지배구조 개편을 바로 추진하지 않는다고 해서 이에 대한 기대감을 당장 거두는 것은 아니다"라며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은 실적 개선과 주주 환원책 등을 높이 산다"고 강조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