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국제유가가 소폭 올랐다.

5일(현지시간) 미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5월 인도분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전날보다 12센트(0.2%) 오른 배럴당 51.1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WTI는 장중 한때 배럴당 52달러에 근접하며 뛰어올랐지만, 재고 증가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승폭이 제한됐다.

미국 정부기관인 에너지정보청(EIA)은 미국의 지난주 원유 재고가 160만 배럴 증가했다고 발표, 원유 거래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는 시장의 당초 예상 수준(43만5000배럴 감소)을 크게 웃돈 것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원유 재고 증가 소식에 국제유가가 장중 상승폭을 반납했다"면서 "오히려 전주 대비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 시장의 예상이 빗나갔기 때문"으로 설명했다.

국제유가의 이 같은 변동성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4월에 열리게 될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모니터링위원회(JMCC)와 다음달 OPEC 정례회의(25일)에서 감산 연장 안건이 다뤄질 것이기 때문이다.

유경하 동부증권 원자재 담당 연구원은 "오는 6월말 OPEC과 Non-OPEC 동맹국의 감산 시한 종료를 앞두고 4월부터 감산 기한 연장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며 "작년 11월에 생산량 감축 결정(180만B/d)에도 국제유가가 여전히 배럴당 50달러대 초반에서 횡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이는 미국, 리비아를 비롯한 감산에 참여하지 않은 국가들의 가파른 생산량 회복 탓이라는 것. 그는 "OPEC은 감산을 통해 OECD 석유재고를 5년 평균 수준인 28억 배럴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현재 감산 일정으로는 목표 달성이 불가능해 5월 OPEC 정례회의를 코앞에 둔 4월 JMCC에서 좀 더 구체적인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감산 연장 협상의 관전 포인트는 지난 합의에서 '감산 의무'를 부여받지 않았던 이란이 감산에 동참할 지 여부로 꼽혔다.

유 연구원은 "사우디가 감산 연장의 전제 조건으로 11월 합의에 동참 하지 않았던 이란, 나이지리아, 리비아 등에 생산량 감축에 동참할 것을 요구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란 로하니 대통령이 지역 라이벌인 사우디의 요구를 순순히 수용하기가 만만치 않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5월 대선을 앞두고 보수파의 집중 포화를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