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인사이드] 감성인식 AI 엔진 개발한 '아크릴' 투자유치로 '한국판 알렉사' 도전

‘이번주 양재천에 벚꽃놀이 갈래?’

친구들과 만든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이 같은 문장을 쳤다. 인공지능 비서 ‘조나단’은 그 자리에서 벚꽃의 개화시기, 양재천 맛집과 같은 정보를 검색해 대화방에 올려준다. 대화는 계속 이어진다. ‘조나단, 그 맛집 평가는 어때?’라는 텍스트를 입력하면 조나단은 해당 맛집에 대한 추가 정보, 비슷한 맛집 등의 설명을 단체 대화방에 제공한다.

‘조나단’은 벤처기업 아크릴(Acryl)이 개발한 감성인식 인공지능(AI) 엔진이다. 텍스트 문자에서 사람들의 감성을 자동 인식하고, 이에 맞는 정보를 제공한다. 스스로 학습하는 머신러닝 기술도 갖췄다. 스스로 바둑을 두면서 학습하는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처럼 조나단은 대화를 나누면서 인간의 감성을 학습해 나간다.

이 감성AI 엔진을 개발한 아크릴은 2011년 설립된 회사다. 회사를 세운 박외진 대표는 KAIST 전산학과 출신이다. 박사 과정을 밟던 2000년대 후반 감성컴퓨팅 대가인 로잘린드 피카드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미디어랩 교수의 논문 등을 접한 뒤 감성인식 AI 분야 창업을 결심했고, 아크릴을 개발했다.

AI라는 말조차 생소한 시기였지만 창업과 동시에 아이디어를 인정받아 국내 대형 벤처캐피털(VC)인 LB인베스트먼트로부터 5억원가량의 초기투자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메디치인베스트먼트가 10억원을 추가로 투자했다. 아크릴은 최근 조나단 엔진 상용화를 위해 40억원가량의 추가 투자 유치를 진행 중이다.

대기업들과의 공동 프로젝트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조나단 이전에 개발한 감성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주마’가 대표적이다. 주마는 사회 이슈의 각종 댓글을 감성 엔진으로 분석한다. 아크릴이 개발한 뒤 SK그룹과 공동으로 마케팅을 진행했다. 기업, 정부 등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한 상태다.

조나단 역시 대기업과 협업을 통해 아마존의 ‘알렉사’와 같은 인공지능 비서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번 투자 유치는 조나단의 학습능력 향상을 위해 추진하고 있다. 인공지능 엔진 스스로 학습하기 위해서는 많은 컴퓨터가 필요하다. 알렉사의 컴퓨터는 약 50대로 500여대 이상인 구글 알파고에 비해 부족한 상태다. 박 대표는 “조나단을 통해 영화에서나 보던 인공지능 비서가 보다 빨리 현실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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