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투자전략 이렇게 짜라 <9> 향후 5년간 뜰 주식은

4차 산업혁명 수혜 IT부품주
만도·LG이노텍 등 대형 부품주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 유망

지배구조 개편은 시간문제
삼성·현대차·롯데 지배구조 개편 마무리 땐 주가 크게 오를 수도

중국 지고 베트남·인도 뜬다
LS전선아시아 등 베트남 수혜주, 인도선 LG전자·애경유화 등 선전
LG전자는 ‘못난이주’를 얘기할 때마다 빠지지 않던 종목이다. 2014년 4월 9만원에 육박하던 주가가 지난해 8월 3만원대까지 미끄러지면서 투자자에게 막대한 손실을 안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이만한 효자 종목을 찾기 힘들다. 올 들어 주가가 31.6% 뛰었다. 수익률로는 한국 증시의 선봉장인 삼성전자(14.8% 상승)의 두 배가 넘는다. ‘영원히 오르거나 떨어지는 주식은 없다’는 증권가 격언을 떠올리게 한다.
[이제 다시 주식이다] 4차산업혁명·지배구조 개편·탈중국…증시 이끌 '신 트렌드'

◆4차 산업혁명 수혜주는

증시를 주도하는 종목이나 업종은 항상 바뀐다. 2011~2012년에는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이 증시를 주도했다. 2013~2014년에는 화장품 엔터테인먼트 등 중국 시장에서 인기를 끈 기업 주가가 일제히 뛰었다. 2015년은 헬스케어주의 해였다. 한미약품 등 제약주가 10배 가까이 오르며 증시를 뜨겁게 달궜다. 최근엔 대형 정보기술(IT) 업종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전문가들은 주식의 내재가치를 따지는 것만큼 시장 흐름을 읽는 눈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국경제신문이 주요 증권사에 앞으로 5년간 한국 주식시장을 주도할 키워드를 뽑아달라고 주문했다. 전문가 사이에서 가장 많이 나온 답은 ‘4차 산업혁명’과 ‘지배구조 개편’ ‘탈(脫) 중국’이었다.

4차 산업혁명 열풍의 진원지는 미국이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시가총액을 순이익으로 나눠 계산한 주가수익비율(PER)이 100배가 넘을 만큼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수익성이 증명되지 않았음에도 자율주행, 사물인터넷(loT),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등 신기술의 최전선에 있다는 점만으로 돈이 몰리는 것이다.

국내에는 테슬라처럼 뚜렷한 4차 산업혁명 관련주가 없다. 삼성전자 네이버 SK텔레콤을 비롯해 일부 중소형주가 거론되고 있지만 주도주가 나오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기술력을 갖춘 대형 부품업체 가운데 수혜주가 나올 확률이 높다고 봤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4차 산업혁명의 완성품은 자본력과 특허를 다수 보유한 미국이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며 “글로벌 업체들에 부품을 공급할 수 있는 만도 LG이노텍 등에 관심이 커질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의 주도력이 더욱 커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정창원 노무라증권 리서치헤드는 “반도체는 자율주행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의 거의 모든 부문에서 핵심부품”이라며 “중국과의 기술력 격차도 크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봤을 때 한국이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는 반도체가 가장 유망하다”고 설명했다.

◆중국보다 베트남·인도 주목

국내 시장만 놓고 보면 ‘지배구조 개편’이란 키워드의 파급력이 더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지주사가 될 수 있다는 골드만삭스의 분석에 지난 21일 하루에만 8.6% 급등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도 15일 사업 분할 관련 계획을 발표한 뒤 상승세를 타고 있다.

‘재료’는 충분하다. 삼성과 현대차, 롯데그룹 등이 지배구조 개편의 고삐를 죄면 새로운 ‘스타 종목’이 탄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지배구조 관련주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삼성전자 현대차 롯데쇼핑 등이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마무리하면 주가가 크게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배구조 개편에 배당까지 늘어나면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개별 종목 주가뿐 아니라 코스피지수도 함께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상장사의 ‘수익 파이프라인’이 어디에서 시작되는지에 주목해야 한다는 전문가들도 있었다. 몇 년 전만 해도 대다수 투자자는 중국에서 사업을 크게 벌이는 상장사에 가점을 줬다. ‘중국 소비’와 관련된 종목만 담은 상장지수펀드(ETF)가 인기를 끌었고, 중국 수혜주로 거론되기만 해도 주가가 급등했다. 하지만 최근엔 분위기가 정반대다. 중국사업 비중이 큰 회사의 주가가 오히려 더 낮게 평가되는 사례가 자주 나타난다.

김재홍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하락 추세인 데다 ‘메이드인 코리아’ 상품의 중국 내 영향력도 줄어드는 추세”라며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을 계기로 중국주를 재평가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을 대체할 시장으로 거론되는 곳은 베트남과 인도다. 도시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소재나 산업재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어서다. 국민소득이 좀 더 늘면 전자제품과 자동차 등을 찾는 소비자도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베트남 수혜주로 현지에 생산 기반을 두고 있는 LS전선아시아, 락앤락 등을 꼽았다. 인도에선 현대차 LG전자 애경유화 롯데제과 등이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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