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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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부터 올해 1분기(1~3월) 실적시즌이 시작된다. 증시에 '4월 위기설'이 나돌 정도로 대외 이벤트가 많아서 증권업계의 '투자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월의 마지막주에 집계된 국내 상장사들의 1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전주 대비 0.8% 상향 조정된 28조1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올해 예상 영업이익과 순이익의 컨센서스(기대치)는 각각 180조원과 127조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순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된 업종은 철강 IT하드웨어 디스플레이 등이고 반대로 하향 조정된 곳은 운송 기계 건설 업종이다.

영업이익(유니버스 200종목 기준)의 경우 작년 1분기보다 약 20% 늘어난 42조9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유안타증권은 내다봤다. 40조원대 영업이익은 분기 사상 최대 이익이다. 올해 첫 실적시즌의 분위기는 아주 긍정적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커다란 대외 이벤트가 기업들의 이익 모멘텀(상승동력)을 짓누를 수 있는 변수로 지목되고 있다.

'트럼프케어'의 표결 처리 무산으로 트럼프 정책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4월에 발표될 미국 재무부의 반기 환율보고서가 가장 큰 변수다. '원화가 저평가됐다'는 내용이 담길 경우 달러화 대비 원화의 강세 압력이 높아지면서 국내 수출기업에 부담을 안겨 줄 수 있어서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 개시와 프랑스 대선(1차) 투표 등 유럽의 정치적 불확실성도 4월 증시에 부담 요인이다.

증시전문가들은 "3월 내내 증시 상승을 주도해온 삼성전자(59,200 -0.17%)에 대한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면서 "주도업종 내 포트폴리오를 이전보다 확장해 나가야 할 시기"라고 조언했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경험적으로 삼성전자의 주가 동선과 외국인의 수급 동선이 일치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엔 좀 다르다"며 "본격적으로 주가가 오르기 시작한 2016년 이후로 보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조8090억원과 2조4320억원을 순매도했고 올해 초 이후로 보면 각각 1조477억원과 9465억원 어치 팔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인은 2016년 이후 현재까지 국내 주식시장에서 16조원 가량을 순매수 중인데 삼성전자를 제외한 코스피(KOSPI) 순매수가 19조5000억원에 이른다"며 "오히려 삼성전자보다 다른 기업들의 주식을 적극적으로 늘려왔다는 뜻"이라고 판단했다.

외국인의 삼성전자 보유 시가총액은 현재 보통주 147조원, 우선주 25조원. 이는 코스피 전체 보유 시가총액(508조원) 중 34%에 해당한다.

이 연구원은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볼 때 외국인은 삼성전자의 비중을 확대하기 보다는 비중 조절의 니즈가 더 컸을 수 있어 보인다"며 "이제는 삼성전자라는 초대형주가 임계점에 근접해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상호 미래에셋대우 퀀트전략 담당 연구원은 "4월 증시는 제한적인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트럼프 정책에 대한 실망과 미국 환율보고서가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데다 유가의 급락도 신흥국 증시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순환적 경기 사이클은 아직까지 우호적이라서 '강세 기조'는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3월에 이어 4월도 외국인의 순환매 환경이 예상되기 때문에 이익 모멘텀이 긍정적이고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매력적인 디스플레이 소프트웨어 건강관리 업종을 위주로 투자전략을 짜야 한다"고 권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의 경우 "4월 코스피 예상 밴드는 전월보다 소폭 상승한 2100~2200인데 종목 장세의 성격이 더욱 짙어질 여지가 있다"라며 "IT 철강 통신 화장품 등을 위주로 보수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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