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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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공모주 시장에서 시장 예상보다 공모가를 저렴하게 책정한 기업과 높은 공모가를 포기하지 않은 기업의 상장 후 주가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모든 공모주에 청약해 상장 첫날 팔아버리는 기존 전략보다는 공모가 책정 과정을 살펴 선별 투자하고, 우량 공모주는 과감히 시초가에 매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간판만 보고 투자는 옛말…공모가 낮춘 기업 선별하라"
◆공모가 욕심 버리니 주가 ‘씽씽’

28일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전문매체인 마켓인사이트가 올 1분기 상장한 공모주(스팩·코넥스 시장 제외) 12개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상장 후 평균 수익률은 35.05%에 달했다. 이날 종가가 공모가를 웃돈 기업은 절반인 6개뿐이었지만 이들 기업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평균을 끌어올렸다.

공모주 투자자들에게 가장 높은 수익률을 안겨준 회사는 지난달 24일 상장한 자동차 부품기업 모바일어플라이언스(268.57%)다. 파스 전문제조업체 신신제약(114.0%), 반도체장비 기업 코미코(48.46%), 통신과 반도체장비 기업 서진시스템(44.20%), 체외진단기기 개발기업 아스타(33.75%)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시장 예상보다 낮게 공모가를 책정했다는 점이다. 모바일어플라이언스와 코미코는 공모가 산정에 참여한 기관투자가의 99%가 회사 측 희망 공모가 범위의 최상단 이상의 가격에 공모주를 사겠다고 청약했다. 그럼에도 이들 기업은 희망가격보다 공모가를 높이지 않고 상단 수준에서 공모가를 정했다.

신신제약은 공모가를 ‘파격 할인’했다. 수요예측 경쟁률이 부진해 회사가 제시한 희망 공모가 범위인 5900~6700원에 한참 못 미치는 4500원을 공모가로 정했다. 공모주펀드를 운용하는 오진택 KTB자산운용 과장은 “공모가 범위는 주관사와 회사가 비교적 객관성 있는 잣대로 기업 가치평가를 한 결과”라며 “회사가 상장을 위해 공모가를 크게 낮췄다면 상장 후 주가가 뛰어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공모 놓쳤다면 시초가 매수 고려”

반면 공모가 ‘눈높이’를 낮추지 않은 기업의 상장 후 주가는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에프엔에스테크는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요예측 경쟁률(624 대 1)을 기록했지만 상장 후에는 주가가 맥을 못 추고 있다. 에프엔에스테크는 수요예측 참여 수량의 99.26%가 희망가격 최상단(1만3000원) 이상의 가격을 제시했다. 이를 반영해 공모가를 1만4000원으로 올렸는데 이 때문에 가격 매력이 떨어지며 상장 후 매수세가 약해졌다는 평가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수요예측 참여 기관의 65.17%가 희망가 최하단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했지만 회사는 최하단인 6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유바이오로직스의 상장 후 수익률은 -30.33%로 1분기 상장기업 중 가장 낮다.

공모주 수익률 ‘양극화’가 뚜렷해지면서 주가 전망이 밝은 공모주는 시초가에 매수하는 전략도 고려해볼 만하다는 평가다. 이틀밖에 안 되는 청약 시기를 놓쳤거나 원하는 만큼 물량을 받지 못한 경우, 청약증거금으로 낼 목돈이 없어 공모주 투자를 하지 못했을 때의 차선책이다. 만약 올해 상장한 공모주를 시초가에 맞춰 똑같은 액수로 사들였다면 석 달이 채 안되는 동안 2.22%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가 7% 이상 떨어졌다는 점을 감안할 때 양호한 수익률이다.

한국경제신문사는 다음달 1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한국형 테슬라 육성을 위한 IPO 성공 전략’을 주제로 ‘IPO 엑스포 2017’을 연다. 참가비는 무료. 홈페이지(event.hankyung.com)에서 신청할 수 있다.

나수지/이고운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