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3월27일 오후 4시57분

이지스, 시그니쳐타워 7000억에 사들인다
서울 청계천로의 랜드마크 빌딩인 시그니쳐타워(사진)를 국내 1위 부동산자산운용사 이지스자산운용이 매입한다. 이 회사가 제시한 매입가는 7000억원대로 올 들어 국내에서 이뤄진 상업용 부동산 거래 중 최대 규모다.

27일 부동산금융업계에 따르면 시그니쳐타워 소유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과 자문사 세빌스코리아는 이지스를 이 건물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세부조건 협상과 매매계약 체결, 자금 납입 등을 거쳐 거래가 마무리되기까지는 2개월가량이 더 걸릴 전망이다.

2011년 지어진 시그니쳐타워는 연면적 9만9991㎡ 규모의 대형 오피스 빌딩이다. 이 건물을 보유한 신한BNPP 부동산 펀드의 주요 투자자는 싱가포르 부동산 투자회사인 아센다스(지분율 30%)다.

매각 측이 지난 9일 벌인 예비입찰에는 이지스를 비롯해 동양자산운용, 에머슨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 국내 운용사들과 이 건물 투자사인 아센다스, CBRE글로벌인베스트먼트-아부다비투자청(컨소시엄), 블랙스톤-미래에셋 등 글로벌 투자사들이 참여해 경합했다.

입찰을 앞두고 건물 50%를 사용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의 사옥 이전이 예정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우려를 낳기도 했다. 하지만 유안타증권이 을지로 사옥에서 이 건물로 옮기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흥행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이지스가 제시한 가격은 3.3㎡당 2300만원대 중반으로 총 70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스는 자금 조달 계획이 우수하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이지스는 국민연금 자금을 건물 매입에 동원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지스가 국민연금으로부터 위탁받는 돈은 향후 7년간 총 5500억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부동산 운용사인 이지스가 글로벌 부동산 투자사들을 제치고 대형 부동산을 사들이는 의미 있는 거래”라고 평가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