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노트7에 울었던 삼성전기 '화려한 반등'
삼성전기는 올 들어 지난 24일까지 34.25% 올라 삼성전자(15.15%)보다 더 크게 뛰었다. 갤럭시노트7 단종 여파로 지난해 12월 연중 최저가(4만5350원)로 추락한 지 3개월여 만에 50.39% 올랐다. 다음달 출시 예정인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S8 효과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렸다. 여기에 납품 단가가 높은 듀얼 카메라 공급이 삼성전자뿐 아니라 중화권으로도 크게 늘 것이라는 전망이 주가에 상승 탄력을 더하고 있다.

◆갤럭시S8 기대로 주가 반전

삼성전기 주주들에게 지난해는 악몽과 같았다. 지난해 8월 갤럭시노트7 출시를 앞두고 주가가 한 달간 17.88% 오를 때만 해도 추가 상승에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갤럭시노트7 발화 사고에 이은 생산 중단 결정으로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4분기에만 영업적자가 465억원에 달했다. 9월 중순 6만원을 웃돌던 주가는 4만원대로 주저앉았고 3개월간 횡보했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지난해 12월 중순부터다.

지난 24일 삼성전기는 800원(1.19%) 오른 6만82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달 들어 연일 최근 1년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가 3일부터 매일 순매수(누적 732억원)하고 있는 덕이다. 이 기간 기관투자가도 397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삼성전기는 대주주(23.69%)인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부품 계열사다. 카메라, 통신 모듈을 만드는 모듈 사업(매출 비중 46.84%)과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인덕터 등을 생산하는 수동소자 사업(31.24%), 반도체 패키지 기판 등을 제작하는 인쇄회로기판 사업(21.92%)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신제품 갤럭시S8에 고부가가치 부품을 공급하면서 1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는 예상이 올해 주가 상승의 동력이다. 이 회사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2161억원이다. 지난해(244억원) 대비 8배가량 늘어난 규모다.

증권사들의 목표주가도 줄줄이 높아지고 있다. 이 중 대신증권이 제시한 8만원이 가장 높다. 유현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는 갤럭시S8의 본격적인 양산으로 매출이 늘고 고정비 부담이 감소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듀얼 카메라, 전장부품 성장동력

올 9월 출시되는 갤럭시노트8부터 적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듀얼 카메라도 삼성전기 주가에 힘을 보태고 있다. 초점이 다른 렌즈 2개로 이뤄진 듀얼 카메라로 넓은 화각 촬영과 원하는 영역을 더 또렷하게 부각시키는 아웃포커싱이 가능하다. 지난해 애플의 아이폰7플러스와 LG전자 G5에 이어 올해 화웨이와 ZTE 에이수스(ASUS) 등 중화권 모델들도 듀얼 카메라를 채택했다. 듀얼 카메라 모듈은 납품 단가가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수익성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심용식 삼성전기 기업설명(IR)그룹 그룹장(부장)은 “지난해 3분기부터 중국 업체들에 듀얼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고 있다”며 “카메라 모듈, 와이파이·무선충전 모듈, 칩 부품, 기판 등 부가가치가 높은 부품 판매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중화권 시장 매출은 지난해 4분기 기준 삼성전기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했다.

삼성전자가 미국 자동차 전자장비업체 하만을 인수하면서 전장부품 사업 시너지 효과 기대도 크다. 심 부장은 “전장사업을 시작한 2013년 대비 지난해 관련 매출이 4배 증가했다”며 “올해는 더 늘어난 1억달러(약 1120억원)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