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5월16일 오후 4시11분

[마켓인사이트] 현대중공업 "백기사 모십니다"
현대중공업이 지배구조 개편을 순조롭게 하기 위해 ‘백기사(우호 주주)’ 물색에 나섰다. 대주주 지배력을 유지하고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한 움직임이다. 백기사는 현대중공업그룹 지주사 역할을 할 현대로보틱스 지분 일부를 사들이게 된다.

현대중공업은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1만1000원(6.61%) 오른 17만7500원에 마감했다. 1년 내 최고가다.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도 이날 5200원(6.79%) 오른 8만1800원에 마치며 올 들어 최고가를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이 전날 장 마감 후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고 순환출자를 해소하겠다는 내용의 지배구조 정비 방안을 발표한 것이 주가를 밀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이 회사는 다음달 1일 인적분할을 통해 현대중공업 현대건설기계 현대일렉트릭 현대로보틱스 등 네 개 회사로 나뉜다. 이 과정에서 ‘현대로보틱스→현대중공업→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로보틱스’로 이어지는 새로운 순환출자 고리가 생겨난다는 게 문제다. 공정거래법에서는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고 있다. 순환출자 고리가 형성되면 6개월 안에 해소해야 한다. 이에 따라 현대미포조선은 신규 순환출자 고리를 끊기 위해 보유하게 되는 현대로보틱스 지분 9.8%를 팔 예정이다.

현대로보틱스는 그룹 지주사로 전환할 예정이기 때문에 현대미포조선이 보유 지분을 장내 매각할 경우 대주주 지배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9.8%에 달하는 지분이 주식시장에 쏟아지면 현대로보틱스 주가가 급락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현대미포조선이 현대로보틱스 지분을 백기사에 매각한다는 방침을 세운 이유다. 송명준 현대중공업 재무팀장(전무)은 “우호주주와 협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범현대가 참여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전략적 투자자(SI) 및 재무적 투자자(FI) 등과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