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진적 인상시 채권보다 주식이 투자 대안
금융주·소재·IT '수혜'…부동산·항공 '피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예상대로 기준금리 인상 결정이 나왔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15일(미국 현지시간) FOMC 회의 이후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하지만 미국이 이처럼 긴축 기조를 지속하면 최근 7년간 저금리에 따른 유동성 시대가 서서히 저물게 됐다.

전 세계 금융시장이 조금 전과는 다른 전혀 새로운 국면에 진입한 셈이다.

이에 따라 증시전문가들은 새로운 투자전략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번 금리 인상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들은 증시가 랠리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경기민감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경기개선 신호…'증시, 경기민감주 앞세워 랠리'
시장 전문가들은 16일 예견해온 대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지자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했다.

이들은 무엇보다 시장 유동성은 여전히 풍부한 데다 미국 금리 인상도 점진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라며 당분간 경기호전에 따른 긍정적인 심리가 금융시장을 지배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유동성 환경 변화보다 실물 경제 변화에 주목할 시점"이라며 "경기 개선에 따른 금리 인상 후 소비나 투자가 촉진되면 시장도 경기에 베팅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고 분석했다.

또 점진적인 금리 인상 기조 속에선 채권보다 주식을 투자 대안으로 꼽았다.

국내 증시에 대해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인용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 완화, 실적 개선 기대감, 저평가 매력까지 갖추고 있다는 점을 김 팀장은 높게 평가했다.

작년 국내 증시 상장사 순이익은 100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배당 확대 등 주주 친화적인 정책 기대감도 크다.

금리 인상 수혜주로는 금융주 등 경기민감주가 가장 먼저 꼽힌다.

김 팀장은 "은행과 보험 등 금융주는 금리가 오르면 수익성이 개선된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규제 완화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또 금리 인상 때 기대 심리로 선행적으로 움직이는 업종으로 철강과 화학 등 소재산업도 주목을 받는다.

경기 회복이 가시화하고 나서 후행적으로 반응하는 건설, 기계, 조선, 등 업종 기업도 금리 인상 수혜주로 간주한다.

정보기술(IT)주도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 긍정적이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상은 달러 강세로 연결돼 정보기술(IT) 등 수출 경쟁력이 높은 업종이 수혜주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경기방어주는 피해주로 지목됐다.

경기호전으로 소비자 구매력이 높아져도 가격 인상과 경쟁 격화로 필수소비재 등 내구재업종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예컨대 음식료 등 내수 위주 업종 기업은 수요가 회복되지 않으면 높아진 원자재 수입 단가를 제품 가격에 바로 반영하기 어려워 불리해질 수 있다.

자동차업종의 경우 글로벌 지배력이 강하지 않아 해외에선 후발주자여서 가격 인상이 쉽지 않아 투자자 관점에선 매력이 떨어진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 이사는 "금리 인상 폭이 시장 기대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시장에 큰 충격은 없을 전망이어서 주식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수혜주로 은행주를, 피해주로 항공과 부동산 관련 기업을 각각 제시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