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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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경기 방어주'로만 취급받던 통신주에 대한 시각이 변하고 있다.

무선부문의 성장 정체를 IPTV 등 유선부문으로 극복하면서 성장성이 다시 확보됐고, 저금리 상황에서 배당에 대한 평가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지난해부터 통신업종을 사들이고 있다. 9일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KT의 외국인 한도(49%) 소진은 지난해 1월 마무리됐지만 이후 SK텔레콤LG유플러스의 외국인 보유 지분은 각각 2.3%포인트와 8.7%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올들어 외국인의 매수 강도는 강화되고 있다. 외국인은 통신업종을 2506억원 순매수했다. 이는 전체 코스피시장 순매수 금액의 9.6%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왜 한국 통신업종에 주목했을까. 우선 유무선의 조화로 다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관심을 끈 것으로 보인다.

이동 전화 사업의 성장이 둔화되는 동안 유선 부문의 성장률은 과거와 다른 양상을 연출했다. 유선 전화 매출 감소폭은 둔화, 초고속인터넷과 IPTV 성장률은 높아졌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유선 부문의 성장은 케이블TV에서 통신업으로의 파이 이전, 기가인터넷이라는 새로운 상품의 등장에 기인하기 때문에, 향후 1~2년은 별다른 이변없이 연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통신업 별도 성장률은 2015년 정체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2016년에는 2012~2014년의 성장률을 재현했다"고 설명했다.

마케팅 비용 축소도 긍정적이다. 최 연구원은 "SK텔레콤의 점유율에 대한 입장 변화로 일인당 보조금의 변동성이 크게 축소됐다"며 "매년 단말기 구매 수요는 변화가 있을 수 있기에 마케팅 비용의 변동성은 어느 정도 수준에서 이어질 수 있지만 과거와 같이 마케팅 비용 지출 범위가 분기별로 20~30%에 달할 정도로 크지는 않을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마케팅 비용은 감소했다.

특히 통신사들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야 할 시기여서 마케팅 비용 축소는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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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매력도 커졌다. 수년간 국내 통신 3사의 시가총액은 30조~35조원 수준으로 정체돼 있었지만 3사의 엽업이익은 2015년을 저점으로 확장 추세로 전환했다. 최 연구원은 "2014년 한국 통신업종에 대한 주가수익비율(P/E) 수준의 부담이 지난 3년간의 주가 하락으로 해소됐다"고 했다.

글로벌 저금리 지속으로 배당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통신사업자의 안정적인 현금 흐름에 대한 재평가도 국내 통신업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다.

그는 "기관투자자들의 매도에 의해 나타난 밸류에이션 하락 과정이 지난해를 끝으로 종결됐다면 한국 통신업종의 시가총액은 매년 5% 이상 상승할 수 있는 안전마진을 확보할 수 있다"며 "게다가 각 사별로 3~4% 수준의 배당수익률이 보장돼 있어, 자본 이득은 10% 내외 수준을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형석 한경닷컴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