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3월3일 오전 6시41분

[마켓인사이트] 늦어지는 이랜드리테일 상장…자금조달 돌파구 찾는 이랜드그룹
이랜드리테일의 기업공개(IPO) 작업이 더뎌지면서 이랜드그룹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와서다.

이랜드는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이랜드리테일 상장을 최대한 서둘러 수년간 이어진 유동성 위기 논란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복안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3일 “이랜드리테일의 상장예비심사 승인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승인 시점의 윤곽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해 12월28일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지만 자회사 이랜드파크의 아르바이트생 임금 체납 문제가 불거지면서 당초 지난달 예정됐던 상장예비심사 승인 시점이 미뤄졌다.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는 이랜드리테일 상장예비심사가 이달 통과되지 않으면 그룹 지주사 이랜드월드의 신용등급(BBB·부정적)을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신용평가사인 한국신용평가는 이미 지난해 12월30일 이랜드월드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부정적)’로 한 단계 내렸다. 한국기업평가마저 등급을 내리면 자금조달 환경이 경색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마켓인사이트] 늦어지는 이랜드리테일 상장…자금조달 돌파구 찾는 이랜드그룹
이랜드그룹은 올해 계획한 4980억원 규모의 부동산 매각 작업이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차입금 상환에는 문제가 없다고 단언했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달 보유 중이던 경기 의정부 일반상업용지를 파는 등 올 들어 부동산 매각으로 1500억원을 마련했다.

패션 브랜드 ‘티니위니’ 매각자금도 지난달부터 이달 10일까지 단계적으로 들어온다. 이랜드그룹은 지난해 중국 ‘V-그래스(grass)’에 패션 브랜드 티니위니를 8770억원에 파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랜드는 이랜드리테일 상장을 가급적 빨리 마무리지어 시장 우려를 잠재울 방침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통업종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18.22배다. 이랜드리테일의 2015년 순이익(1428억원)을 고려할 때 상장 후 시가총액이 2조6018억원에 이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랜드리테일이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상장 때 이른바 ‘가치합산모형(SOTP·sum of the parts)’ 방식을 적용해 기업가치를 산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사업부별 가치를 평가한 이후 합산해 전체 몸값을 집계하는 방식이다. 이랜드리테일의 생활용품 브랜드 ‘모던하우스’는 경쟁업체 한샘의 PER(33.73배)을 적용하고 백화점 사업부는 유통업체의 PER을 적용해 합산하는 식이다. 가치합산모형을 적용하면 이랜드리테일 몸값이 올라갈 전망이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상장예비심사를 승인받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SOTP 방식 도입으로 이랜드리테일의 가치를 높이고 상장 후 주식담보대출로 유동성을 추가 확보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익환/이태호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