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자 훌쩍 넘는 '4월의 보너스'
12월 결산 법인들의 배당액이 속속 공시되면서 배당투자의 결실이 영글고 있다. 오는 4월 배당 지급을 앞두고 예금금리를 훨씬 뛰어넘는 배당수익률을 기록한 종목들이 쏟아지고 있다.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배당금을 달리해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는 상장사들도 적지 않다.

◆배당수익률 4% 넘는 상장사 26곳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28일까지 현금배당금액을 공시한 739개 상장사 중 배당수익률(주당 배당액/2월28일 종가×100)이 4%를 넘는 상장사는 모두 26곳이다. 시중 정기예금 금리가 연 1.3~1.6%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해당 종목을 매수한 투자자들은 배당으로만 예금금리의 세 배가 넘는 수익을 거둔 셈이다. 배당수익률이 4% 이상인 종목 중 메리츠화재(배당수익률 5.39%) 현대해상(4.17%) HMC투자증권(4.01%) 등 10개사는 지난해 말 대비 주가도 상승했다.

현금배당을 발표한 상장사 중에서는 주당 616원을 배당하기로 한 광희리츠가 11.54%의 배당수익률로 가장 높았다. 코스닥 상장사인 이라이콤(8.17%) 에스씨디(7.43%) 고려신용정보(6.72%) 유아이엘(6.42%) 등도 6% 넘는 배당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라이콤은 2013년 주당 200원에서 지난해 770원까지, 고려신용정보는 같은 기간 50원에서 175원으로 매년 배당금액을 높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메리츠종금증권(5.47%) 두산(5.33%) SK이노베이션(4.14%) 등의 배당수익률이 높았다. 지난해 3조2286억원 규모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낸 SK이노베이션은 기본배당금 4800원에다 2014년 무배당에 대한 보상 차원의 특별 배당금 1600원을 더해 주당 6400원의 배당 지급을 결정했다.

두산도 지난해 개선된 실적을 바탕으로 배당금을 5100원으로 전년(4550원) 대비 12% 높였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은 자사주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5% 소각할 예정이고 배당금도 올리는 등 주주환원에 적극적”이라며 “올해도 연료전지 등 자체사업 수익 호조에 종속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예상돼 주가 상승동력이 커졌다”고 말했다. 유명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고배당주에 투자할 때는 올해나 내년 실적 예상치 변화 추이도 잘 살펴야 한다”며 “통상 이익이 증가한 기업은 배당을 유지하거나 늘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소액주주 더 많이 주는 차등배당도

차등배당으로 소액주주에게 더 많은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한 상장사는 10곳이다. 장원테크 남성 홈센타홀딩스 레이언스 자이글 클리오 등 6개 회사는 소액주주에게만 현금배당을 하고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은 배당을 한 푼도 가져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23일 배당을 발표한 장원테크 관계자는 “회사를 믿고 투자해준 주주들의 이익을 반영하되 기업 가치 제고와 향후 재투자를 위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은 배당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장원테크는 지난해 매출이 1012억원으로 전년 대비 50%, 영업이익은 51억원으로 80.4% 줄었다. 이익이 줄었는데도 주주환원을 앞세워 배당을 늘리면 대주주 일가의 주머니로 돈은 들어오지만 회사 재무구조는 악화될 수 있다. 금호석유(소액주주 800원, 대주주 750원) 동원개발(소액주주 120원, 대주주 70원) KNN(소액주주 20원, 대주주 15원) 일진파워(소액주주 200원, 대주주 180원) 등은 대주주가 받는 배당을 소액주주에 비해 작게 책정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