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국내 항공사의 한·중 간 전세기 운항을 불허함에 따라 항공·면세점·화장품 등 중국인 관광객(유커) 특수를 누려온 업계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 민영항공국은 지난달 28일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등 국내 항공사 세 곳이 이달 운항을 위해 신청한 8편의 전세기에 대해 불허 방침을 통보했다. 한국을 방문하는 유커 중 전세기를 이용하는 단체 관광객 비중은 3% 정도다. 비중으로만 보면 크지 않지만 단체 관광객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일수록 실적과 주가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곳은 저비용항공사(LCC)와 면세점 업체다. 티웨이항공(66.1%) 제주항공(33.8%) 진에어(15.9%) 등 LCC의 전체 중국 노선 여객 중 전세기 여객 비중은 약 30%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양대 항공사(4%)의 여덟 배에 달한다.

면세점 업계는 신규 점포 증가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데다 이번 사태로 유커까지 줄어들면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졌다. 국내 면세점의 유커 매출 비중은 80% 수준이다.

오린아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중국 단체 관광객이 비교적 많은 신규 면세점의 실적 하락세가 뚜렷할 것”이라고 했다. 화장품 업체 중에선 면세점 매출 비중이 22%인 아모레퍼시픽과 16%인 LG생활건강이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일각에선 전세기 이용 유커 비중이 작은 만큼 이번 조치가 관련 업계에 미치는 파장을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제는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관련 중국 정부의 보복성 조치가 계속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는 이미 작년 10월부터 한국행 단체 관광객 수를 종전보다 20% 줄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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