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9일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세에 대해 "원/달러 환율의 상승세가 엄청나게 가파른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17년 경제정책방향 합동 브리핑'에서 "환율은 시장에서 정하고 급격한 변동에 대해서만 관리하는 것이 원칙이며 이런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며 이같이 답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8일 종가 기준으로 1,210.5원까지 올랐다.

올해 3월 9일(1,216.2원) 이후 9개월여 만에 1,210원을 돌파했다.

지난 13일 달러당 1,167원(종가)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보름여 만에 43.5원이나오른 것이다.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가 3.7% 정도 떨어졌다는 의미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도 전날보다 1.0원 오른 1,211.5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고 있는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15일 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내년에 3차례 더 인상할 수 있다고 시사한 영향이 크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감세·재정확장 정책이 미국 경기를 회복시킬 것이라는 기대감도 달러 강세의 배경이 되고 있다.

여기에 국내 정치 불안으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유 부총리의 이날 발언은 외환 당국이 원/달러 환율 상승을 용인하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어 주목된다.

달러화 강세가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상황에서 달러화 대비 자국 통화의 가치 절하가 한국만의 일이 아니라고 판단할 수도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달러 강세 현상은 한국만의 일은 아니며,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원화 절하 속도가 특별히 빠른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laecor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