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락 우려에도 코스피 상승…기관·외국인 공격 매수
배당기준일인 27일 고(高)배당주들의 강세에 힘입어 코스피지수가 상승 마감했다. 배당락일인 다음날 주가가 내려갈 가능성이 높은데도 일단 배당을 받은 뒤 향후 주가 상승에 기대를 걸겠다는 투자자가 많았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가 1.34% 급락한 작년 배당기준일(2015년 12월28일)과 정반대 상황이 나타난 것이다.

27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22% 오른 2042.15에 장을 마쳤다. 12월 결산법인의 배당을 받기 위해 주식을 보유해야 하는 마지막 날인 배당기준일 한국전력(1.40%) 포스코(0.98%) 신한지주(0.63%) 삼성카드(1.53%) 기아차(1.28%) KT&G(0.47%) 등 고배당주들이 강세를 보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 투자자가 935억원, 기관투자가가 172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2551억원어치를 팔았다.

배당락 우려에도 코스피 상승…기관·외국인 공격 매수
코스피200 종목의 평균 배당수익률이 작년 1.72%에서 올해 1.77%(12월23일 기준)로 높아진 것이 투자자들을 끌어들였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2016회계연도에 주당 2만8500원을 배당하겠다고 밝혔고 올해 사상 최대 수준의 이익을 낸 은행과 정유사들의 배당도 작년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전력 현대차 KT&G 하이트진로 등 고배당주들의 올해 낙폭이 커 상대적으로 배당 수익률 매력이 높아진 것도 한몫했다. 한국전력과 KT&G의 주가는 연고점 대비 25% 가까이 하락한 상태다. 강송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가 연 1.25% 수준으로 떨어졌고 주식투자 수익률이 기대를 밑돌면서 배당주의 매력이 더욱 커졌다”며 “상장사들이 작년보다 배당을 더 늘릴 것이라는 관측도 투자심리를 호전시켰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배당락일이다. 배당락일의 주가 하락은 배당 권리가 소멸되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올해는 배당수익률이 높아진 만큼 하락폭도 클 전망이다. 한국거래소는 올해 현금 배당락지수가 배당락 전일 종가보다 32.68포인트(1.60%) 하락한 2009.49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현금 배당락지수는 12월 결산법인의 올해 현금 배당액이 작년과 같다고 가정하고 산출한 이론적인 투자 참고 지표다. 전문가들은 28일 코스피지수의 시가가 1%가량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배당락 효과는 장 초반에 한정된 경우가 더 많았다는 분석이다.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최근 7년간 사례를 분석해봤을 때 코스피200지수는 배당락 효과로 매년 하락 출발했지만 종가는 네 번 상승으로 마감했다. 작년에는 -0.45%로 시작해 0.22% 상승으로 장을 마쳤다.

기업들의 4분기 실적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내년 이후 지수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하락폭 확대를 막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추정치가 있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179곳의 4분기 영업이익은 총 34조6488억원으로 작년보다 42.3%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