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서치센터장이 추천한 종목 성적표 보니…
‘16개 중 12개 종목 하락, 수익률 -9.8%.’

지난해 연말 한국경제신문이 국내 중대형 증권사 6곳의 리서치센터장들로부터 추천받은 유망주의 올해 성적표다.

한미약품의 신약 기술수출 계약 해지,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등 ‘돌발 악재’가 성장주에 대한 기대를 공포로 바꿔 놓은 영향이 컸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대장주’ 삼성전자와 셀트리온의 선전이 그나마 체면을 살렸다.

지난해 연말 리서치센터장들이 ‘2016년 유망주’로 꼽은 16개 종목 중 75%에 달하는 12개 주가가 올 들어(지난 27일 종가 기준) 하락했다. 연초 이 조언대로 주식 포트폴리오를 짰다면 수익률은 -9.8%다.

상승한 종목 중에서는 삼성전자(43.38%)와 셀트리온(26.31%)의 선전이 돋보였다. 지난 20일 사상 최고가(181만2000원) 기록을 세운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단종 충격에도 반도체 디스플레이 사업부문의 선전에 힘입어 주가가 지난 1월 이후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셀트리온은 연초 가파르게 오른 뒤 숨을 고르고 있지만 내년 항암제 ‘트룩시마’의 유럽 출시, 셀트리온헬스케어 상장 기대가 살아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평가 논란 속에서도 지난해에 이어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 성장주들은 기세가 꺾였다. 엔터주인 CJ E&M(-14.32%)과 LG생활건강(-18.83%) 코스맥스(-30.06%) 같은 화장품주는 ‘사드 유탄’을 맞았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을 감안한 추천주 LG화학(-20.78%) 삼성SDI(-4.82%) 등도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 움직임에 발목을 잡혔다. 제약·바이오업종 내 선호주였던 메디톡스(-32.35%) 동아에스티(-39.26%)는 한미약품 충격에 함께 흔들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전문가들이 꼽는 유망주 중에서도 논리와 근거를 따져 선별 투자해야 한다”며 “예상 밖의 변수가 발생할 경우 매도 시기를 신속하게 결정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조언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