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2월22일 오후 4시30분

[마켓인사이트] 임대주택 사업 뛰어드는 증권사들
증권사들이 앞다퉈 임대주택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뉴 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를 비롯한 다양한 임대주택 활성화 정책을 선보이면서 사업 공간이 넓어지는 틈을 엿보고 있는 것이다. 증권사들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역할을 맡는 한편 자체 자금을 투입해 투자수익을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리딩투자증권은 내년 서울 ‘역세권 2030 청년주택’을 비롯한 임대주택 사업 5~6개를 진행하기로 하고 토지주들과 협상하고 있다. 사업지 한 곳은 이르면 다음달 토지주들과 매매계약이 이뤄질 전망이다. 역세권 2030 청년주택은 도시철도와 경전철 등이 두 개 이상 교차하는 역세권에 청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임대주택을 짓는 사업이다. 서울시에서 사업자로 선정되면 기존의 역세권 인근 일반주거지역은 용적률 혜택이 큰 준주거지역이나 상업지역으로 전환되고 각종 세제 혜택도 받게 된다.

리딩투자증권은 다른 금융회사나 부동산 시행사 등과 함께 임대주택을 운영하는 특수목적회사(SPC)에 지분투자를 해 임대수익 배당으로 연 8~10%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PF 주선으로 조달금의 1%가량을 수수료로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도 서울 서교동에서 976가구 규모로 역세권 2030 청년주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내년 초 서울시에서 사업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승인받는 대로 착공에 나서 2019년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부국증권은 대전 용산동에서 뉴 스테이 3736가구를 짓는 사업을 하고 있다. 관련 인허가 절차를 거쳐 2018년 초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뉴 스테이는 중산층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형 임대주택이다. 사업자들은 정부에서 공공택지를 할인된 가격에 우선적으로 공급받아 뉴 스테이를 지을 수 있다. KB투자증권은 중흥건설 등과 함께 지난 6월 광주 효천지구에서 LH(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615가구의 뉴 스테이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증권사는 투자 위험이 크다는 이유로 임대사업 진출을 주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4~8년 동안 주택을 임대한 뒤 분양전환에 나설 때 부동산 시장이 악화돼 있으면 매매손실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향후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바뀔지 몰라 임대주택 사업에 나설지를 확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