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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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미국 금리인상 결정 이후 달러화 대비 원화 약세(원·달러 환율 상승)가 이어지고 있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10시30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15원(0.18%) 오른 1196.05원에 거래중이다. 장중에는 1197.0원까지 고점을 높이며, 9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4일 이후 7거래일 연속 상승하고 있다. 지난달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 중앙은행(Fed)이 12월 정책금리를 인상하고, 매파적(통화긴축 선호·내년 3차례 금리인상 시사)으로 돌아서면서 달러화 강세가 심화된 영향을 받았다.

지난 14일(현지시간) 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0.50~0.75%로 결정했다. 개별 위원들의 금리 정책 전망을 담은 점도표는 기존 연 2차례 인상에서 3차례로 증가했다. 2017년말 연방기금금리 전망(중간값)이 지난 9월 1.1%에서 1.4%로 상향조정된 것이다.

이상원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지난 11월 미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서 국채금리가 상승하는 가운데 Fed의 금리인상이 더해져 신흥국 통화가치는 큰 폭으로 절하됐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신흥국 통화가치 하락은 중국 외환보유액이 3조달러를 밑돌 시 심화될 수 있다"며 "미국 금리인상과 중국의 대규모 자금유출이 동시에 진행된 2015년말~2016년초의 상황과 유사한 모습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원화는 위안화 환율 흐름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중국 외환보유고가 3조달러를 하회하고,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7위안을 넘을 경우엔 금융시장 충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나금융투자는 미 달러화 강세 기조가 생각보다 길어질 수 있음을 감안, 원·달러 환율이 단기간 1210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두언 연구원은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 장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다만 내년 1분기가 외환시장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내년 1분기 이후 신흥국의 자금 이탈 우려는 완화되고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도 취임(내년 1월20일) 이후 서서히 걷힐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이에 중장기적으로는 달러가 약세(원화 강세) 흐름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게 김 연구원의 판단이다.
출처_하나금융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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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미 달러화 강세를 견인하고 있는 미국 금리 정상화와 트럼플레이션이 1분기를 전후
로 점차 경감될 것"이라며 "국제유가를 위시한 원자재 가격 반등은 신흥국 경기 개선과 함께 원화 강세 압력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