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이 3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자기자본을 4조원대로 늘려 초대형 투자은행(IB) 요건을 갖추기 위해서다.

삼성증권은 20일 이사회를 열고 3544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하기로 했다. 현재 삼성증권의 자본금은 3조8000억원 수준이다. 지난 11일 자사주 11%를 삼성생명에 매각해 3조5000억원 수준이던 자기자본을 3000억원가량 늘렸다. 유상증자를 마치면 삼성증권의 자본금은 4조1500억원 규모로 늘어난다.

삼성증권이 증자를 결정한 건 초대형 IB 자격을 얻기 위해서다. 지난 8월 금융위원회는 초대형 IB 육성을 위해 증권사 자기자본 규모를 3단계로 나눠 기업금융 업무를 차등 지원하기로 했다. 자기자본이 4조원 이상인 증권사는 만기 1년 이내 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기업금융 관련 외국 환전 업무를 할 수 있다.

삼성증권은 어음 발행 등 신규 사업을 앞세워 자산관리 사업 차별화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자기자본이 4조원 이상인 증권사는 NH투자증권(4조5787억원)과 한국투자증권(4조200억원)이다. 연말 출범 예정인 미래에셋대우의 자기자본은 6조7000억원으로 4조원을 훌쩍 넘긴다. 증권업계에서는 현대증권을 인수한 통합 KB증권(3조9800억원)도 연내 몸집을 4조원 이상으로 불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유상증자를 통해 보통주 1286만4835주를 주당 2만7550원에 발행할 예정이다. 최종 발행가액은 내년 3월2일 결정된다. 유상증자에 참여할 수 있는 주주를 확정하는 기준인 신주 배정 기준일은 내년 2월1일이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