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1000억 조달…6년 표류 끝 내년 1월 착공

NH "56층 한 동 통째 사겠다"…망설이던 기관 투자 이끌어내
마켓인사이트 12월19일 오후 4시15분

NH투자증권, 파크원 개발자금 확보

NH투자증권(9,520 -2.16%)이 서울 여의도 중심가에 들어설 초대형 복합시설인 파크원(Parc1) 개발사업 자금 2조1000억원을 확보했다. 국내 증권회사가 주도하는 부동산 개발사업 중 최대 규모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파크원 사업 금융 주선사인 NH투자증권은 이날 시행사인 Y22프로젝트금융투자와 파크원 자금 조달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비 2조6000억원 중 5000억원은 시행사가 자본금으로 분담하고 나머지 2조1000억원의 대출금은 대주단을 대표하는 NH투자증권이 조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형 시중은행, 보험회사, 저축은행, 캐피털 등 34개 국내 금융회사가 대주단으로 참여했다. 포스코건설이 책임준공 및 책임임차(3년) 조건으로 내년 1월 중순 착공할 예정이다.

NH투자증권, 파크원 개발자금 확보

파크원 사업은 통일교 재단이 소유한 여의도의 주차장 터(4만6000㎡)를 99년간 빌려 지상 72층, 56층 오피스 빌딩 두 동과 호텔, 복합쇼핑몰 등을 짓는 초대형 개발사업이다. 2007년 착공했지만 통일교 재단과 시행사 간 소송이 불거지면서 중단된 이후 약 6년 만에 사업이 재개된다.

파크원 사업은 그동안 국내 부동산시장에서 가장 난도가 높은 개발사업으로 여겨졌다. 여의도에 빌딩 공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가운데 토지 소유주가 종교 단체(통일교 재단)라는 점에서 오는 불확실성이 큰 부담이었다. 2014년 8월 대법원에서 시행사가 통일교 재단에 최종 승소한 이후 메리츠종금증권, 한국투자증권, 국민은행 등 내로라하는 국내 금융회사가 자금 조달에 나섰다가 쓴맛을 보고 물러난 이유다.

NH투자증권, 파크원 개발자금 확보

하지만 NH투자증권은 종교적인 이슈로 파크원 프로젝트의 기업 가치가 저평가됐다고 판단했다. NH투자증권이 협상에 뛰어든 시점은 이미 아시아 대표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GIC)이 시행사 및 통일교 재단 측과 구체적인 투자 조건 및 가격을 조율하던 때였다. NH투자증권은 “토종 자본을 끌어모아 국내 대표 랜드마크 빌딩을 인수하겠다”며 시행사 측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NH투자증권이 내건 승부수는 7000억원에 달하는 56층 오피스 빌딩 한 동을 통째로 인수하겠다는 ‘매입 확약’ 제안이었다. 빌딩 매각이 무산되면 생길 투자자의 손실 위험을 낮춰주는 조건이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IB사업부 대표(부사장)는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총액 인수 개념으로 과감하게 투자한 뒤 이를 다시 기관투자가에 셀다운(재판매)하는 글로벌 대형 투자은행(IB)의 투자 기법”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거래를 계기로 국내 부동산 금융의 중심축이 인수합병(M&A)과 자본 확충 등으로 덩치를 키운 증권업계로 서서히 이동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만 하더라도 최근 한화투자증권이 총 1조3500억원 규모의 서울 역삼동 벨레상스호텔(옛 르네상스호텔) 금융 주선을 완료했으며, 한국투자증권은 안양 평촌신도시에 있는 복합쇼핑센터 평촌 지스퀘어를 총액 인수 방식으로 8341억원에 사들였다.

좌동욱/김대훈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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