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가 오는 29일 미래에셋증권과의 합병을 앞두고 증시 거래 부진과 금리 상승에 시름하고 있다. 주식 거래와 관련한 수수료 수익이 감소하는 데다 보유 채권 가격 하락으로 손실이 나고 있어서다. 증권업계는 미래에셋대우가 이 같은 이중고를 극복하고 서서히 반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합병 후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고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거듭나면 새 수익원이 창출되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가 본격 상승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점도 호재다.
초대형 IB 업무에 합병 시너지 효과 기대…'새 수익원 장착' 미래에셋대우…반등 준비 끝
◆코스피 상승으로 반등할까

미래에셋대우는 19일 전 영업일 대비 0.56% 하락한 7130원에 장을 마감했다. 미래에셋대우 주가는 지난해 12월 1만원대에서 지속적으로 떨어졌다. 1차적으로는 증권사 실적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주식 거래대금 감소가 문제였다. 지난해 하루 평균 5조원대였던 유가증권시장 주식 거래대금은 올 들어 4조원대로 떨어졌다. 미래에셋대우의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익은 지난해 3분기 누적 2845억원에서 올해 3분기에는 2268억원으로 줄었다.

최근 상황이 개선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다우지수 등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국내 증시도 박스권을 탈출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기관과 외국인은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TIGER200 KODEX레버리지 KODEX200 등 관련 주요 3개 종목은 지난 16일 모두 1년 최고가(종가 기준)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이 코스피지수 상승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뒷받침해주면 미래에셋대우는 적정주가 1만원을 향해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권 관련 손실도 시장에서 우려하는 만큼 크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증권업계는 금리 상승으로 대형 증권사들이 4분기에 채권 운용에서 각각 200억~300억원의 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3분기까지 채권 운용에서 대규모 이익을 내서 4분기 들어서는 보유 채권을 매각하고 듀레이션(금리 변동에 따른 채권가격 변동폭)을 줄였다”며 “다른 대형 증권사에 비해 4분기 채권 운용 손실이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대되는 합병 시너지

미래에셋대우는 합병 후 경쟁력 증대와 비용 절감이 기대되고 있다. 미국 무디스는 합병 시너지를 고려해 미래에셋대우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Baa2(부정적)에서 지난달 30일 Baa2(안정적)로 상향 조정했다. 홍준표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통합 미래에셋대우는 타사를 압도하는 자기자본 등을 앞세워 모든 사업 부문에서 시장지위가 높아질 것”이라며 “합병 후 지점과 인력을 조정해 판매관리비도 줄어들 전망”이라고 했다.

미래에셋대우가 초대형 IB 업무에 나서는 점도 호재다. 이 회사는 내년 2분기부터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증권사(약 7조원 추정)로서 어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과 외국환 업무를 할 수 있다. 어음을 발행하면 자기자본의 최대 두 배까지 자금을 확보해 보다 대규모로 다양하게 투자할 수 있다. 이르면 내년 말 자기자본 8조원을 넘기면 종합투자계좌(IMA)와 부동산담보신탁 업무도 가능해진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